이엽우피소 독성 있나 없나… 불안한 소비자

 

건강기능식품으로 대박을 친 바이오업체 내츄럴엔도텍이 일으킨 ‘가짜 백수오’ 파문의 유탄이 사방팔방 튀어 여기저기 생채기를 내고 있다.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살려고 사먹은 소비자들은 도리어 건강에 해가 없는지 걱정이고, 코스닥 시장의 바이오업체와 개미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고도 하소연할 데가 없어 울상이다.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을 놓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의 말이 서로 달라 애꿎은 국민들만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독성학회는 지난 14일 기자들 앞에서 공식 의견을 냈다. 독성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어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론을 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독성학회는 향후 공인기관의 독성시험을 통해 철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관련 연구가 부족하니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이엽우피소를 먹지 말라는 이야기다. 독성학회는 의학과 약학, 수의학, 생물학, 보건학 분야의 독성 전문가 1천명 이상이 모인 학술단체다. 식약처는 앞서 이 학회의 자문을 받아 이엽우피소에 위해성이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 이엽우피소를 식품으로 먹는 나라는 중국과 대만 정도다. 안전성 논란의 근간이 된 독성 관련 연구도 중국에서 보고된 논문 3편이 전부다. 독성학회는 이들 연구 모두 OECD의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거나 독성 평가를 위해 설계된 시험이 아니어서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일한 독성연구인 중국 난징 철도의대 연구에서는 이엽우피소를 고용량인 10% 이상 먹인 쥐에서만 독성이 나타났다. 동물실험을 위해서는 시험물질의 함량을 5% 이하로 제한해야 결과가 왜곡되지 않는다. 독성학회 학술위원장인 최경철 충북대 교수는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이엽우피소를 쥐에게 먹이는 등 연구 자체의 허점이 여럿 확인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효와 독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약효성분이 있는 물질이라면 고농도에서 당연히 독성을 띤다. 독성이 나타나지 않고 약효를 극대화할 수 있는 농도와 함량을 정하는 것이 약리학과 독성학의 주요 이슈다. 최 위원장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빠져 (중국 난징대 연구를) 보편적인 독성자료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독성학회에 따르면 이엽우피소의 반수치사량(실험동물의 절반이 죽는 양)은 비타민 C와 비슷한 수준이다. WHO 독성물질 분류상 가장 독성이 적은 최하위등급에 해당된다.

이러한 독성학회의 공식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엽우피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식약처는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는데도 학회의 자문만 구해 위해성이 낮다는 입장만 언급했을 뿐 독성연구 등 구체적인 향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급성과 30-90일 아급성 독성시험에는 적어도 2년은 걸린다. 더욱이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중국과 대만에서 식품원료로 인정돼 안전하다면서도 관련 자료를 손에 쥐고 있지 않다. 정자영 식약처 식품안전평가원 독성연구과장은 “대만 등에서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인정한 것에 관한 자료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약재를 식품으로 인정하는 식약처 기준에 대한 시선도 싸늘해지고 있다. 이영종 가천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백수오나 이엽우피소와 같은 박주가리과 식물은 생리활성이 강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약재로서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아무나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서는 부적합하다”며 “식약처는 백수오를 식품으로 인정해 무분별한 남용을 불러온 데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의협은 식품원료 등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네거티브 방식이어서 사용할 수 없는 식품원료 목록에만 포함되지 않으면 식품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면 식품업체의 제품개발과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이 촉진되지만, 식품사고의 위험도 높아진다.

소비자들은 이래저래 분통 터진다. 가짜 백수오 제품을 판매한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들은 이엽우피소의 독성과 안전성에 대한 결론이 안 났다는 이유를 빌미로 피해보상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가짜 백수오로 인한 소비자 피해접수 상담 건수의 35% 이상을 내츄럴엔도텍의 제품이 차지하고 있고, 이들 소비자의 82%는 홈쇼핑을 통해 해당 제품을 구매했다. 이향기 소비자연맹 부회장은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빠른 시간 내 상품화하기 위해 안전성 테스트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체계적, 과학적 임상으로 식품과 약재에 대한 명확한 판별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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