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가끔? 남의 일화를 자기 이야기처럼…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방의 주의를 끌 목적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이때 한 가지 중요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빠뜨리는 경우가 있다. 사실 해당 이야기의 주인공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의 일화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꾸며 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흔하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447명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실험참가학생들의 절반이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냥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이 학생들의 대다수는 수차례 이상 다른 사람의 에피소드를 대인관계에 활용해왔다고 답했다.

다른 사람의 일화를 100%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부 내용을 일부만 활용한 경험까지 합친다면 남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인 마냥 사용해본 학생은 60%까지 늘어난다.

또 절반 이상의 학생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본인의 이야기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빌려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험참가학생들의 답변에 따르면 가장 흔한 이유는 에피소드의 내용이 근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신에게 그러한 일이 일어나길 희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말해야 집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았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하면 청자들의 주의를 끌기 어렵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편리성도 남의 이야기를 활용하는 한 가지 이유라고 답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는 해당 이야기의 출처를 밝혀야 하고, 진실 유무가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는 이런 부분이 간소화된다는 것이다. 또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지위나 가치를 상승시킬 목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활용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연구팀에 따르면 이야기를 하는 도중 이야기의 원천 소스가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기 때문에 거침없이 자신의 얘기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 자신이 경험한 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스로도 본인의 이야기라는 착각에 빠져 내용을 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 중 상당수는 실질적으로 에피소드의 소유권을 놓고 다툰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원래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자기 이야기인 것처럼 반복해서 이야기하다보면 이야기의 원작자가 누구인지 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 스토리나 자전적 기록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바꿔나가게 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응용인지심리학(Applied Cognitive Psychology)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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