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적은 음식점이 ‘맛집’으로 불리는 이유?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을 때가 있는가하면 간단히 먹었는데도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때가 있다. 왜 이 같은 차이가 생기는 걸까. 최근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맛 음미하기’에 따라 이와 같은 차이가 벌어진다.

영국 헤리어트-와트대학교와 호주 맥쿼리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맛 음미하기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들은 평소 먹는 양보다 적은 양의 식사를 제공받으면 좀 더 천천히 풍미를 즐기면서 식사를 해 만족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유명 레스토랑이 양이 적은 음식을 내 놓아 ‘맛집’으로 불리며 손님도 끄는 전략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연구팀은 초콜릿 맛을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한다는 명목 하에 학부생들을 모집했다. 실제 실험은 초콜릿 맛 평가가 아니라 음식량에 따른 학생들의 반응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학생 중 절반에게 6가지 서로 다른 종류의 초콜릿이 담긴 쟁반을 제공했다.

이 쟁반을 받은 실험참가자들은 6가지 초콜릿을 전부 먹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초콜릿을 두 개째 먹은 순간 실험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절반의 실험참가자들에게는 6개의 초콜릿이 담긴 쟁반을 보여준 뒤 이 중 2가지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공지했다.

그 결과, 2개밖에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학생들은 6개 전부다 먹을 수 있다고 기대했던 학생들보다 천천히 초콜릿을 먹는 경향을 보였다. 초콜릿의 맛과 질감에 대한 집중도 역시 높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처럼 천천히 초콜릿을 음미했을 때 만족감 역시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실험은 초콜릿 6개를 제공한 그룹과 애초부터 2개만 제공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그리고 각 그룹에 속한 학생들의 초콜릿 씹는 횟수를 측정했다. 그러자 처음부터 2개만 제공받은 학생들이 6개 전부를 먹을 수 있다고 기대했던 학생들보다 천천히 먹는 결과를 보였다. 평균적으로 11.5회 더 씹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해당 논문을 통해 “음식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양이 부족할 때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음식 자체에 보다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며 “먹는 속도가 평소보다 느려진다. 이는 포만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식욕을 제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규정량만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항상 식욕과 싸운다. 건강을 위해서는 식사량을 제한하는 게 옳지만 당장의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배가 부를 때까지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연구팀은 음식 먹는 속도를 늦춰 음식재료의 맛과 질감에 좀 더 집중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제공했을 때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인하는 추가적인 실험도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심리학&마케팅(Psychology & Marketing)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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