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돌보다 ‘골병’… 노인 근골격계 질환 조심

 

장성한 자식을 사회에 내보내 결혼시키면 흔히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고 한다. 요즘 노년세대에게는 자식농사를 잘 지으면 옵션이 하나 붙는다. 맞벌이하는 자식들 덕에 언제부터인가 어린 손주를 돌보는 일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몫이 됐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의 도움말로 주 40시간 이상 황혼육아에 매달리고 있는 노인들에게 찾아오기 쉬운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손목= 황혼육아로 노인들이 가장 자주 호소하는 통증 중 하나가 손목통증이다. 자주 아이를 안아서 달래다보니 손목을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 손목위의 힘줄이 붓거나 손목관절이 뻑뻑해지기 때문이다. 평소 손등으로 손목을 꺾는 스트레칭은 손목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손등을 위로 해 손목을 꺾고, 손바닥 쪽 팔 근육과 팔꿈치 안쪽이 당겨지는 느낌이 든 상태에서 10-20초간 정지한다. 이러한 동작을 2-3회 반복한다. 반대로 손목을 손바닥으로 꺾어주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좋다.

어깨= 손목 다음으로 많이 손상되는 부위가 어깨다. 아이를 자주 안아주거나 가사 일을 하면서 쉽게 발생한다. 어깨 결림이 잦고, 간혹 어깨가 찌릿하면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옆으로 누우면 어깨 통증이 심해지고, 팔이 자주 저리기도 한다. 어깨 손상은 모서리나 문틈을 이용해 뭉친 어깨를 풀어주면 좋다. 벽의 모서리나 문틈에 기대 몸을 전체적으로 앞으로 기울이는 동작을 반복한다.

허리= 우는 아이를 갑자기 들쳐 안다가 허리를 삐끗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일단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평소 무릎을 구부리고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를 들고 10초 정도 유지하는 동작을 10회 반복하면 허리통증을 줄이고, 근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를 안을 때에는 가급적 많은 근육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무릎을 구부려 아이를 들어올리고, 허리근육을 펴지 않은 상태에서 신체의 수직축과 가까이 아이를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운영 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강진영 교수는 “갑작스럽게 아이를 안아야 하거나, 평소와 달리 특정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할 수 있다”며 “평소 스트레칭을 통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손상부위가 붓는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운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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