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있는 남성은 왜 경쟁심이 덜 할까

 

형제가 개인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학자들의 오랜 연구 분야 중 하나다. 형제 중 몇 째인지, 위에 누나가 있는지 형이 있는지 등의 여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주관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각 개인의 성격을 스스로 판단하거나 부모나 형제가 증언한 바를 참조하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지고 왜곡되거나 편향된 시선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 오카야마대학교가 형제와 성격에 관한 보다 객관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선행 연구의 주관적인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실험참가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성격을 묻기보다 특정한 실험을 통해 성격을 확인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초기 실험은 고등학생 13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추가 실험은 대학생 232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우선 정답을 표기할 때마다 점수가 누적되는 퍼즐이나 산수 문제를 풀도록 했다.

또 이 테스트가 끝난 뒤에는 토너먼트 시합에 참가하도록 했다. 이 시합은 앞선 테스트보다 보상이 크지만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이겼을 때만 그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실험에서는 실험참가자들이 두 가지 테스트 중 원하는 방식을 택하도록 했다. 누적되는 점수에 따른 보상과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 따른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고등학생은 퍼즐 테스트를, 대학생은 산수 테스트를 보도록 했는데 두 집단 모두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자신이 원하는 테스트를 택하도록 한 마지막 실험에서 토너먼트 방식을 택한 남자 고등학생은 61%였는데, 그 중 누나가 있는 남학생만 추렸을 때는 38%로 줄어들었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누나가 있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남학생들보다 토너먼트 방식을 택한 비율이 21% 가량 적었다.

그렇다면 왜 누나가 있는 남성들이 토너먼트처럼 경쟁심을 필요로 하는 테스트에 덜 참여하는 경향을 보이는 걸까. 연구팀은 최소한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나는 역할에 동화된다는 점이다. 성별에 따른 정형화된 특성을 흡수하게 된다는 것인데, 누나가 있는 남성은 누나의 여성적인 특성에 동화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동생이라는 점이다. 진화론적으로 첫째는 부모의 기대를 충족해야 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어린 형제들보다 경쟁심이 강하다.

단 이번 연구결과가 남자형제나 여동생이 있는 남성이 경쟁심이 강하다는 명제까지 성립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단 선행연구에 따르면 언니가 있는 여성은 경쟁심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번 논문은 ‘성격과 개인차(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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