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주스 먹고 단식…뱃살빼기 잘못된 상식

 

적게 먹어야 살이 빠진다는 생각만으로 ‘간헐적 단식’ 등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다. 식사 대신에 과일주스나 빵으로 배를 채우면서 다이어트에 몰두하는 것이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뱃살을 빼려면 지방뿐만 아니라 탄수화물, 정제가공식품, 글루텐(흰밀가루), 설탕, 그리고 과당(fructose)등을 골고루 절제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소아내분비 전문의 로버트 러스티그 박사는 그의 저서 ‘Fat Chance: Beating the Odds Against Sugar, Processed Food, Obesity, and Disease’에서 설탕을 미국인 비만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러스티그 박사는 과당에 주목하고 있다. 이 물질은 오로지 간에서만 대사가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유해산소가 많이 만들어져 간세포 손상을 일으키거나 요산 생성이 증가해 통풍이나 신장질환의 원인이 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과당이 간으로 들어오면 미쳐 포도당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바뀌어 간에 축적되거나 혈액으로 빠져나간다.

설탕보다 저렴한 액상과당이 등장하면서 과일주스 등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비만의 최대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당은 설탕과 액상과당 형태로 우리 몸에 들어온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설탕을 포함한 단순당의 섭취량을 하루 50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한 이당류이니 과당으로 계산하면 하루 25g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 밥 1/3공기나 통밀빵 한쪽을 섭취해서 포도당이 약 100g 정도 들어오면 약 20%인 20g 정도가 곧바로 간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음료의 형태로 설탕 100g을 섭취하게 되면 포도당 50g 중 20%인 10g이 간으로 가지만 과당은 50g이 모두 간으로 옮겨간다. 결국 과다하게 들어온 당은 간에서 지방합성 과정을 거쳐 간에 축적되거나 혈액내 지방수치를 높인다.

러스티그 박사는 과당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는 것은 알코올과 똑같다고 강조한다. 술은 어느 정도 마셨을 때 몸에서 저항하지만 과당은 그렐린(공복호르몬), 렙틴(포만감호르몬), 인슐린을 자극하지 않는다. 계속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결국 대사증후군, 지방간,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비만전문의 박용우 박사(전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흔히 기름기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지방간이 생긴다고 하는데, 요즘 지방간의 주범은 탄수화물, 특히 과당의 과잉섭취가 문제가 된다”고 했다.

체중이 늘어나면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고 지방간이 생기고 인슐린저항성이 나타난다. 반면에 지방간이나 인슐린저항성이 먼저 나타나도 체중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성질환에는 잠복기라는 것이 있다. 병원균이 들어와서 증식하는 기간 동안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지낼 수 있다. 열이 오르고 설사가 나타나면 그때부터 병이 생겼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잠복기 때부터 병이 진행되어온 것이다.

비만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부터 체중이 늘어날 경우 전날 과식 때문으로 여기기 쉽지만 이는 틀린 생각이다. 무심코 먹었던 과당의 과잉섭취가 지방간, 인슐린저항성을 먼저 일으키면서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박용우 박사는 “아직도 무조건 굶어야 살이 빠진다는 생각으로 단식 등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체중감량은 ‘적게 먹는’ 방식이 아니라 ‘망가진 조절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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