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 글로 해소하려면 자기연민 가져야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기 위해 바쁜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굳이 나쁜 기억을 끄집어내 곱씹어보는 사람도 있다. 머릿속으로 안 좋은 생각을 떠올리는 것보다는 글로 적어내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글로 감정을 풀어낼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교와 스위번공과대학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자기연민의 감정을 담은 자아성찰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스로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반면 바쁘게 일하면서 정신을 산란케 하는 방법으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려고 하면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긍정적인 감정까지 끌어내기는 어렵다.

자아성찰을 하기 위해서는 종이와 펜을 준비해 자신의 감정을 적어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이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글을 적어 내려갈 때는 반드시 자기연민의 감정이 동반돼야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자기연민과 동정심이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기분이 처지도록 만들기 위해 어둡고 침울한 느낌의 음악(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Russia under the Mongolian Yoke’)을 듣도록 했다. 그리고 슬라이드 쇼에 등장하는 우울한 문구 24개를 재빨리 읽도록 했다.

그리고 실험참가자들에게 고통스러웠던 사건에 대해 기록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고통스러운 사건은 실패, 굴욕, 거절과 같은 상황들을 포함한다.

단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187명 중 절반에게는 개인적인 판단을 피하고 스스로에게 친절한 어투로 연민과 동정심을 느끼며 글을 써내려가도록 했다. 또 나머지 절반에게는 자기연민이나 동정심을 가지라는 조언을 생략하고 해당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감정에 깊이 빠져들어 글을 쓰도록 했다.

그 결과, 자기연민의 태도를 유지하며 글을 써내려간 사람들은 기분이 향상됐다. 반면 해당 사건에 대해 반추적인 태도를 유지한 사람들은 오히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기분이 더욱 침울해지는 결과를 보였다.

즉 기분이 안 좋을 때 글로써 자신의 감정을 해소할 때는 반드시 자기연민과 동정심의 감정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오히려 고통스러웠던 기억에 더욱 함몰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긍정심리학저널(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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