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인 줄 알았더니… 간에 고름이 가득?

간농양은 감염 원인에 따라 화농성과 아메바성으로 나뉜다. 위생상태가 좋아지면서 기생충인 아메바에 감염돼 간농양이 생기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1990년대 이후 국내에서 아메바성 간농양은 거의 사라졌다.

대부분 김씨처럼 당뇨병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담즙이 흐르는 담도를 종양이나 담석 등이 막고 있을 때 세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폐렴 클렙시엘라균과 대장균에 의한 감염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간이 감염된 자리에 고름이 생긴 게 화농성 간농양이다.

김씨처럼 화농성 간농양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가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화농성 간농양 환자 수는 지난 2009년 4844명에서 2013년 6485명으로 34% 정도 증가했다.

화농성 간농양은 나이를 가라지 않지만, 60세 안팎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의 환자는 당뇨병이나 담도계 질환을 가지고 있다. 신현필 교수는 “최근 화농성 간농양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도 당뇨병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 담도계 질환을 포함한 악성 질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간농양의 초기 증상은 몸살과 비슷하다. 발열과 오한, 피로를 호소해도 처음부터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많지 않다. 병이 진행되면서 손으로 배를 눌렀을 때 통증을 느끼게 되지만, 이를 환자 스스로 알아차리긴 쉽지 않다.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초음파, CT 촬영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 피부를 통해 튜브를 넣어 농양을 빼내면서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환자 상태와 병의 경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농양의 크기가 작으면 항생제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거나 늦게 발견되면 늑막염과 폐렴 등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과거에 간농양은 사망률이 높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은 질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항생제 사용과 피부를 통한 배액술 등으로 치료결과가 좋다. 다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4~6주간 치료가 필요하다.

신현필 교수는 “화농성 간농양은 원인이 불명확해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며 “간담도 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 중에 발열과 오한, 복통 등이 수일 동안 지속된다면 화농성 간농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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