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시간 줘도 못써… ‘스트레스 중독’ 급증

 

스트레스는 종종 명예의 훈장이 된다. 잠을 아끼고 쉬는 시간을 줄여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학습이나 노동에 시간을 할애하며 스트레스를 감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스트레스 중독이라고 칭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박동수가 빨라진다. 몸에 부담이 가지만 가벼운 스트레스는 생산성과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능도 한다. 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을 지속적으로 분비시켜 체내 시스템을 망가뜨린다. 약물에 중독되듯 스트레스에 중독되는 상황에 이르면 뇌, 심장, 피부, 소화관 등 각 신체기관에 큰 부담이 가고 체중도 늘어나게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정신의학과 주디스 오를로프 교수는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피곤하면서도 일을 급하게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아드레날린 중독자는 일중독자가 된다”고 했다.

또 이를 개개인의 문제로 보기보다 스트레스를 종용하는 사회의 문제로 보았다. 일이나 공부가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바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휴식시간에도 여유 있게 쉬기보다 스마트기기로 끊임없이 자잘한 정보를 습득하고 SNS를 살펴본다.

오를로프 교수는 “사람들은 더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더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생각한다”며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만든 사회가 일중독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학교와 버지니아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주어져도 이를 누리지 못한다. 연구팀이 혼자 조용히 머물 수 있는 공간에 전기충격을 가할 수 있는 기계를 두자 실험참가자들은 조용히 자기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보다 전기충격이라도 가해 무언가 하려는 행동을 보였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우울증, 심장질환, 체중증가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므로 다스릴 줄 있어야 한다. 만약 불면증, 근육통, 급한 성미, 소화불량, 잦은 감기, 불안감 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미 스트레스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가벼운 스트레스와 달리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도 오히려 떨어뜨린다. 심지어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운동이나 휴식, 명상 등의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훈련을 해나가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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