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면 절로 팝콘… 식습관엔 ‘맥락’ 있다

 

식습관은 자신만의 식사방식에 길들여지면서 형성되는 버릇이다. 익숙한 만큼 고치기가 쉽지 않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식습관은 견고하게 자리 잡은 행동양식이기 때문에 상당한 노력이 수반돼야만 개선이 가능하다.

비스킷을 먹을 때마다 코코아를 마신다거나 영화를 볼 때마다 팝콘을 먹는 행동이 바로 식습관이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이 이러한 식습관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식습관은 석고상처럼 단단해 단기간에 고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는 총 158명의 실험참가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거나 대학교 회의실에서 음악 감상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동안 먹을 수 있는 팝콘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평소 팝콘을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별했다.

그리고 만든 지 오래된 신선하지 않은 팝콘을 제공한 뒤 똑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자 영화를 보는 그룹 중 앞서 팝콘을 먹은 실험참가자들이 눅눅한 팝콘을 받았을 때도 똑같이 먹는 행동을 보였다.

심지어 이들은 바삭하고 신선한 팝콘에 비해 맛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먹는 모습을 보였다. 배가 고픈지 아닌지의 여부와도 상관이 없었다.

‘인성·사회심리학회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이번 연구를 발표한 연구팀은 이러한 실험 결과에 대해 ‘전후 맥락(영화보기)’이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영화를 본다는 맥락이 주어지면 습관적으로 음식을 먹게 된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어야 하는 ‘동기(배고픔)’나 음식의 질과는 상관없이 특정 상황과 식습관 사이에 견고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음악을 감상하는 실험참가자들은 눅눅한 팝콘을 덜 먹는 경향을 보였다. 대학교 회의실에서 음악을 감상하며 팝콘을 먹는 일은 낯선 상황이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과 식습관 사이의 맥락이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또 이들 중 팝콘을 먹은 사람들은 대체로 배고픔이라는 동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실험참가자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손이 아닌 또 다른 손을 이용해 팝콘을 집어먹도록 했다. 평소 오른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다면 이번 실험에서는 왼손으로 팝콘을 먹은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둔 것은 습관적으로 먹는 행동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회의실에서 음악 감상을 하는 것처럼 문맥이 닿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그 결과, 팝콘을 집어먹는 양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이번 실험 결과처럼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면 먹는 양이 줄어들어 나쁜 식습관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의 주변 환경이나 상황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연구팀은 두 번째 실험에서처럼 과자를 집어먹는 손을 바꾸는 식으로 약간의 맥락을 트는 수준에서 음식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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