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잤는데… 아침부터 피곤한 까닭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 데도 다음날 아침 도무지 눈이 떠지지 않을 때가 있다. 수면시간이 충분해 개운한 아침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밖의 무기력감이 찾아온다. 잘 만큼 잤는데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이처럼 혼미한 정신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 중 한 가지로 우선 ‘수면무력증(sleep inertia)’을 꼽을 수 있다.

수면전문가 마이클 데커 박사는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는 수면 단계들이 차례대로 진행된다”며 “비렘수면(Non-REM), 서파수면, 렘수면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렘수면일 때는 대사적인 측면에서 뇌가 상당히 활성화돼 있다. 비렘수면일 때 역시 그럭저럭 활성화된다”며 “일반적으로 비렘수면 상태로 아침에 일어나게 되는데 이미 신진대사가 활성화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의식을 찾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서파수면인 상태에서 일어날 때다. 서파수면 단계에서는 신진대사가 떨어져 있다. 알람이 울려도 듣지 못할 때가 있는데 이때가 바로 서파수면 상태일 때다. 겨우 눈을 뜨게 되더라도 렘수면이나 비렘수면일 때보다 의식을 되찾기 어렵다. 따라서 수면무력증이 나타나게 된다.

수면무력증은 뇌가 의식과 몸의 운동적 기능을 되찾으려고 몸부림치는 시기라고 보면 된다. 이 시기 몸의 정상기능을 완전히 회복되려면 짧게는 1시간, 길게는 4시간까지도 걸린다.

수면무력증 외에 또 다른 원인으로는 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 역시 수면무력증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왜 피곤한지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기도가 좁아지면서 코를 심하게 골고 호흡이 이따금 정지하는 증상이다. 또 주기성 사지운동장애는 수면 중 운동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팔, 다리 등이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수면의 연속성이 저하돼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데커 박사에 따르면 간혹 애완동물 때문에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밤중에 개나 고양이가 침대 위를 걸어 다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면을 방해 받게 된다는 것이다. 매일 7~8시간 정도 적정 수면을 취하는데도 불구하고 피곤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와 같은 요인들이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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