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 이메일 주소, 채용에는 어떤 영향?

 

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력서를 살피면서 서류 통과자를 걸러내는 일이다. 하지만 이력서가 수백 통 이상 될 때는 꼼꼼하게 살피기가 어렵다. 재빨리 훑어보고 골라내야 하는데 이럴 때 심사위원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인들이 있다. 그 중 이메일 주소도 첫 인상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심리, 행동, 사회연결망(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저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격식 있는 이메일 주소는 응시자의 1차 서류 통과 확률을 높이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말리스 반 투렌버그 연구원과 그의 동료들은 이메일 주소가 지원자의 채용 여부를 결정짓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격식 있는 용어를 사용한 이메일 주소와 편안한 용어를 사용한 이메일 주소를 이력서에 적은 뒤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곳에 이력서를 제출해본 것이다. 편안한 용어는 은어나 귀여운 별칭 등을 의미하고, 격식 있는 이메일 주소는 지원자의 이름을 이용한 것이다.

그 결과, 가벼운 용어를 사용한 이메일 주소보다 격식을 갖춘 용어를 사용한 이메일 주소를 기록한 이력서들이 서류심사를 더 많이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무의식적인 편견이 작용한 결과일 것으로 추측했다. 짧은 시간 내에 서류를 살피다보면 이메일 주소처럼 사소한 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첫인상을 결정짓는 한 요인이 돼버린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을 높이거나 격찬하는 느낌의 이메일 주소가 상당히 안 좋은 인상을 주었다. 이러한 이메일 주소는 개인의 정직성과 겸손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심사원들은 정직성과 겸손성이 높은 사람이 협력을 필요로 하는 조직생활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을 찬양하는 느낌의 이메일 주소는 부정적인 편견을 형성한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가벼운 이메일 주소를 사용한 사람들에게 성실도 점수를 낮게 준 선행연구와도 연장선상에 있다. 단 이메일 주소에 사용된 용어가 채용의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밖에도 이력서 작성에 사용된 글자체나 오타 등도 무의식적인 편견을 형성하는 요인이 된다.

이번 연구는 이력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에게 사소한 부분에도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동시에 심사원들에게는 편견에서 벗어나 좀 더 의식적으로 서류를 검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 영어권 국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알파벳을 이용한 이메일 주소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편견을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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