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요즘 아빠들…워킹맘 얼마나 편해졌나

 

심각한 저출산 속에 아이 낳기 싫은 집보다 못 낳는 집이 적지 않다. 아이 키울 형편엔 돈뿐만 아니라 부모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양육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21세기 들어서도 가사 노동과 자녀 돌봄에서 양성 격차는 여전하지만, 가사 노동에 시간을 할애하는 아빠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신윤정 연구위원은 지난 1999-2009년까지 10년간 통계청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활용해 미취학 또는 초중고생 자녀가 있는 20-59세 부모들의 가사 및 자녀 돌봄 시간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저출산 분야 예산은 영유아 보육료 전액 지원대상 확대, 가정 양육 수당 도입, 육아 휴직제도 확대 등으로 2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늘어났다.

최근 발표된 분석 결과를 보면 아빠들의 가사 노동과 자녀 돌봄 시간은 모두 증가했지만, 절대 시간은 극히 낮았다. 2009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남성이 가사노동에 쓰는 시간은 하루 평균 26분,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20분이었다. 가사 노동에서는 음식 준비나 설거지(7분), 청소(7분)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자녀 돌봄에서는 공부를 봐주거나 놀아주는 시간(11분)이 가장 컸다. 이보다 10년 전엔 가사 노동과 자녀 돌봄 시간은 하루 평균 20분에도 못 미쳤다.

엄마들의 경우 가사 노동 시간은 줄었지만, 자녀 돌봄 시간은 늘어났다. 하루 중 상당한 시간을 가사와 양육에 할애하는 것은 여전했다. 가사 노동의 경우 1999년 하루 평균 231분에서 10년 뒤 204분으로 감소했다. 음식 준비와 의류 관리, 청소 등 외부 서비스나 인력을 통해 가사 노동을 대체하기 쉬워진 덕분이다.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84분에서 93분으로 증가했고,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로 간주되는 신체적 돌봄에서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신윤정 연구위원은 “가사 노동 시간 감소와 자녀 돌봄 시간의 증가는 경제활동 여성보다 비경제활동 여성에서 현저했다”며 “지난 10년간 가사 노동에서는 여성의 역할에 변화가 일어났으나 자녀 돌봄 역할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 “가족을 위해 생계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밖에 없는 중산층 이하 남성들의 가사와 양육 참여를 독려하려면 안정적인 노동 시장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양육정책에도 불구하고 자녀 돌봄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경제적 측면과 더불어 시간적 차원에서도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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