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이틀 근무에 월급 1600만원도 “싫어”

 

일주일에 이틀 일하면 월급 1,600만원을 주겠다는 구인광고가 나왔다. 그런데 열흘이 지나도록 나서는 사람이 없다. 언뜻 ‘꿈의 직장’처럼 보이지만 정작 지원자는 아직 없는 이 곳은 어디일까?

이는 한 대학교 부속병원이 응급실 내과 당직 전문의를 뽑는 광고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은 지난 4일부터 내과 야간 진료를 담당할 전문의 초빙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 2차례만 근무하는데 월급은 파격적이다. 무려 1,600만원(세전)에 이른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1억9,200만원이니 2억 원에 육박한다. 이런 조건에도 지원자는 거의 없다.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일까?

우선 근무시간을 들여다보자. 주로 금요일인 주중 1회 근무는 전날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다. 15시간을 일한다. 남들이 다 쉬는 일요일 근무 시간은 더욱 길다.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꼬박 하루(22시간)를 응급실에서 환자를 돌봐야 한다. 총 근무시간은 월 148시간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관계자는 13일 “임상교원 임용에 결격 사유가 없는 내과 전문의 1명을 뽑는 구인광고를 지난 4일부터 내고 있는데 아직 지원자가 없다”고 했다.

이 병원은 최근 응급실 주중 내과 전문의를 선발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달에 걸쳐 구인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공고를 연장한 끝에 2명을 겨우 뽑았다. 근무조건은 세전 월급 1,800만원으로 연봉으로 2억1,600만원에 이른지만 선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사정은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다. 춘천성심병원과 원주 기독세브란스병원도 응급실 전담 내과 전문의를 하려는 의사가 없이 곤혹스러워 했다.

병원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도 응급실 내과 전문의 구인난을 겪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이는 밤을 꼬박 새면서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환자를 돌봐야 하는 힘든 근무조건과 비정규직이라는 지원 조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병원의 내과 전문의는 “밤새워 목숨이 경각인 응급환자를 치료해야하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요즘에는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고 의료진을 폭행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어 많은 의사들이 야간 응급실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내과는 의료의 기본 과이기 때문에 위급한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치료해야 한다. 밤을 새는데도 쉴 틈이 없을 때가 많다. 병원에서 수련 받는 내과 전공의 업무가 지나치게 많다는 목소리는 이런 진료 환경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10월 전공의 근무시간이 주당 8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전문의를 늘려야 하지만 구인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 다른 내과 전문의는 “전공의 근무시간이 단축되면서 야간 응급실 전문의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야간 응급실은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이 많은데, 의사들의 진료 여건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내과 전공의 지원자가 급감한 것은 이런 힘든 진료 환경과 관련이 있다”면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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