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생각보다 복잡 다양… 정상인도 경험

 

청각영역에서 일어나는 환각 증상인 환청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유형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더럼대학교와 미국 스탠포드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환청을 듣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식별이 가능한 다양한 종류의 목소리를 듣는다. 또 환청과 함께 신체적인 변화도 감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청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것은 치료법 역시 다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현재 환청을 치료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음성대화기법, 자기수양 등이 있다.

환청은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과 유사한 특징도 있지만 정신질환 판정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정신질환 유무와 큰 상관없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성인의 5~15%는 일생동안 최소 한번 이상 환청을 경험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더럼대학교 안젤라 우즈 박사는 “우리 연구팀의 연구는 환청의 본질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뒤집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선행 연구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복잡한 특징들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실험참가자 153명이 연구팀의 설문조사에 응했다. 실험참가자들 대부분은 과거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었고, 26명은 정신질환 이력이 없었다. 이들은 자유롭게 얘기하는 개방형 질문과 선택지 중 고르는 폐쇄형 질문을 통해 환청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1%가 다양한 목소리의 환청을 듣는다고 말했다. 또 절반 가까운 응답자는 음성으로 전달되는 환청이었다고 답한 반면, 45%는 생각처럼 느껴졌다거나 생각처럼 느껴지면서도 음향적인 특징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응답 결과는 환청이 청각, 즉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되는 것이라고 보았던 기존의 관점과 차이가 있다.

또 환청을 듣는 사람들의 66%는 환청을 들을 때 몸이 뜨겁다거나 손발이 따끔거린다는 등의 신체적 변화를 감지하기도 했다. 두려움, 불안감, 우울감, 스트레스 등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되기도 했는데, 31%의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답하기도 했다.

공동연구자인 스탠포드대학교 네브 존스 박사는 “소리가 아닌 생각의 형태로 나타나는 환청을 특히 주목할 만하다”며 “이러한 형태의 환청은 평소 하기 싫은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것과는 다르다. 개성이 있는 다양한 목소리의 형태로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란셋 정신학(The Lancet Psychiatry)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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