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물건 살 때는 하이힐을 신으세요

다음번에 쇼핑을 할 때는 자신의 눈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물건을 사는 기준이 달라지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높은 선반을 볼 때와 낮은 선반을 볼 때 물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진다는 최신 연구가 발표됐다.

벨기에 겐트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보통 아래쪽으로 시선을 둘 때 좀 더 집중적으로 꼼꼼하게 물건을 살피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눈높이보다 낮은 선반에 놓인 물건을 고를 때 보다 신중을 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위쪽을 쳐다볼 때는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높은 선반에 놓인 물건은 상세하게 살펴보기보다 전체적인 조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실린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은 2개의 프린터를 준비해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한 프린트는 위쪽 선반에 두고 다른 하나는 아래쪽 선반에 둔 뒤 실험참가자들에게 어떤 것을 구매할지 물어보았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자신의 시선 아래쪽에 놓인 프린터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피며 신뢰할만하다고 평가하고, 높은 선반에 놓인 프린터는 보다 개괄적인 시선으로 질이 좋아 보인다는 표현을 했다.

그리고 질이 좋을 것 같다고 묘사한 프린터보다 신뢰가 간다고 말한 아래쪽 프린터를 구매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구팀은 사람의 눈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이처럼 물건을 구매하는 기준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즉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 소비자들의 이와 같은 소비 행태를 안다면 상품을 진열하는데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래쪽 선반에는 가격이 합리적이고 소비자의 시선을 끌만한 특정 기능이 있는 제품을 놓는 게 좋고, 선반 위쪽에는 일반적인 기능을 전반적으로 고루 갖추고 있는 제품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시선에 따라 물건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는 걸까.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시선 아래 놓인 물건을 자신과 가깝게 위치해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위험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관찰하게 된다. 반면 위에 놓인 물건은 좀 더 거리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체적인 형상을 보게 된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시선뿐 아니라 쇼핑할 때 신고 있는 신발, 식사를 했는지의 여부 등도 소비 행태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텔레비전처럼 가격대가 높은 물건을 살 때는 높은 하이힐을 신는 것이 유리하다. 하이힐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여성은 무의식적으로 몸의 균형을 잡는데 신경을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과소비를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또 식재료를 살 때는 식사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코넬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배가 고픈 상태에서 식료품 쇼핑을 하게 되면 고칼로리 음식을 살 확률이 31% 높아진다. 이처럼 자신의 몸 컨디션이나 제품이 놓인 위치 등에 따라 소비 행태가 달라지므로 좀 더 현명한 쇼핑을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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