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커피 한잔의 여유도 포기해야 하나

 

임신부들은 조심해야 할 것이 많다. 건강한 아기의 탄생을 위해 좋아하던 음식도 멀리해야 한다. 세균 감염 우려가 있는 날고기나 생달걀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커피도 끊어야 할까? 임신부들은 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기지 못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얘기해 하루에 커피 2잔 정도는 괜찮다. 평소 커피를 즐기던 여성은 임신 중에는 섭취량을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최고 영양 관련 자문기구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The 2015 Dietary Guidelines Advisory Committee)는 지난 20일 발표한 2015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건강한 성인은 하루 3-5잔, 임신부는 하루 2잔의 커피만 마실 것을 권고했다.

임신 중 커피를 절제해야 하는 이유는 역시 카페인 때문이다. 카페인은 흥분제 역할을 해 혈압과 심박 수를 높여주는데 이는 임신 중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카페인의 이뇨 작용 또한 임신부에게 좋을 게 없다. 임신부들의 빈뇨 증세를 악화시키고 간혹 탈수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임신부뿐만 아니라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산부인과 전문의 박문일 박사(전 한양대 의대 학장)는 “임신부와 달리 태아는 아직 대사 능력이 완전하지 않아 카페인을 완벽하게 대사시키지 못한다”면서 “그래서 태아의 수면 패턴이나 움직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임신부가 카페인 복용으로 잠을 못 이룰 때 태아도 그렇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카페인은 기형, 조산, 불임, 저체중아 출산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임신 중에 카페인을 입에도 대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박문일 박사는 “적당량의 카페인은 임신부에게 해롭지 않다고 보고되고 있다”면서 “하루 150~300mg이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지 않으면 크게 해롭지 않다는 뜻이다. 커피 대신 허브티나 과일 차는 상대적으로 카페인 함유량이 적으니 커피보다는 조금 더 마셔도 된다.

카페인은 커피뿐만 아니라 차, 탄산음료, 초콜릿, 심지어 두통약에도 들어 있기 때문에 당일 먹은 음식을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커피 1잔(150cc)에는 카페인이 100mg, 커피 1캔(180cc)은 74mg, 커피 믹스 1개(12g)에는 69mg 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일부 커피전문점에서는 1잔(150cc)에 400mg의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를 파는 곳도 있다. 이밖에 콜라 1병(250cc)에는 23mg, 초콜릿 1개(30g)는 16mg, 녹차 1잔(티백 1개)에는 15mg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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