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동네 꼬마들 간단히 쫓아내는 법

 

정신과 의사의 좋은 아빠 도전하기(6)

옛날에 어느 마을에 혼자 사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노인은 조용하게 사는 것이 좋아서 한적한 곳에 잔디밭 깔린 마당을 가진 집을 짓고 조용하게 노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노인의 마당에 동네 꼬마들이 모여들어 놀기 시작했습니다. 시끄러워서 참을 수 없던 노인들은 꼬마들을 불러서 얘기했습니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너희들 같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참 좋다. 그런데 귀가 잘 안 들려서 그러니 앞으로 더 큰 소리로 떠들면서 놀아다오. 그러면 하루에 25센트를 주겠다.”

다음날 꼬마들은 더 신이 나서 더 큰 소리로 떠들면서 놀았습니다. 노인은 25센트를 주었습니다. 이후 아이들은 더 큰 소리로 떠들면서 놀았습니다. 매일 그렇게 하다가 어느 날부터 노인은 돈의 액수를 줄여나갔습니다. 하루는 20센트, 그 다음엔 15센트, 이어 10센트.., 그리고 어느 날 노인은 돈이 없어 더 이상 돈을 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이 돈 받고 우리가 놀아 드릴 수는 없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떠나갔습니다. 노인은 다시 조용한 평화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보상이 동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유치원이나 초등 학교에서 아이들이 뭔가를 잘 하면 스티커를 주거나 캔디를 주면서 아이들을 독려하곤 합니다.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이번 시험에서 성적을 얼마 이상 올리면 원하는 뭔가를 사 준다면서 아이들의 동기를 자극하곤 합니다.

이런 성취에 대한 보상은 현대 사회에서의 교육에서 매우 효과적인 동기 부여 방법입니다. 물론 이 보상도 지혜롭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위에서 얘기한 노인과 꼬마들 예화에서 보면 꼬마들은 보상이 없을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런데 노인이 노는 것에 대한 대가로 어떤 보상을 제시했을 때부터는 노는 이유가 재미가 아니라, 돈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돈의 액수가 적어지자 꼬마들은 노는 것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고 떠나가 버리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운영하는 학습 클리닉에 오는 학생들 중 이런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영어 숙제를 하면 1000원을 받고, 시험을 잘 보면 좋아하는 제품을 사주는 식으로 보상에 길들여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 자체에는 의미를 두지 못하고 돈 1000원을 위해 책상에 앉는 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꽁치 하나를 얻어 먹기 위해 재주를 넘는 돌고래가 연상이 됩니다.

학습 동기가 약한 아이들, 그리고 공부하기를 너무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이런 보상은 공부를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데에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부에 발동을 일단 걸기 시작하면 다른 보상 보다는 공부한 내용 자체로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해야 합니다. 공부한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고, 그 내용을 같이 얘기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님들에게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좋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듯 합니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뭐했니?”

아들: “그냥 그렇죠.”

엄마: “오늘 학교에서 배운 것 좀 얘기해봐.”

아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이들과 모처럼 대화를 시도했으나 반응이 영 시원치 않습니다. 그러고 나면 모처럼 마음먹고 대화하려 했던 용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 동안 잔소리만 해 왔던 관계를 한번에 바꾸려는 욕심이 지나친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 데에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어디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으면 메모를 해 두거나 기억을 하려고 노력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직원들과 얘기할 때 써먹고 싶어서 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고 다른 사람들이 흥미롭게 듣고 웃을 때 우리는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대화에서 자신이 얘기하고 남이 경청해 줄 때 크게 만족해합니다.

필자가 제약회사에서 영업을 할 때 누군가에게 들은 팁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객에게 가서 제품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명하려 들지 말고, 그냥 고객의 얘기를 잘 경청하라.”는 얘기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자기가 학습한 내용을 설명하게 하고, 그 내용을 재미있게 들어줄 때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한 내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재미를 느끼게 되겠지요.

열심히 돈을 벌고 자산을 축적해서 아이들에게 유산을 남겨 주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더 좋은 유산은 학습의 소중함, 학습 내용에 대한 재미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 정신과 의사의 좋은 아빠 도전하기 이전 시리즈 보기

(1) 우리 두 아이는 어떻게 반장이 됐나

(2) ‘우리 아들 똑똑해’ 이 말에 담긴 위험

(3) 귀한 내 아이, 칭찬거리 없으면 ‘아부’라도

(4) 학교선 못 배우는, 내 아이에게 가르칠 것들

(5) 마시멜로 한 개가 가른, 너무 다른 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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