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뇌를 MRI로 촬영했더니…

 

사이코패스의 뇌 구조는 일반인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과거에 저지른 범죄나 일탈행위로부터 깨달음을 얻는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은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에 대한 실험을 통해 그들의 처벌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처벌과 죄책감에 대한 학습과 연관이 있는 뇌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몬트리올대학의 쉴라 하진스 교수는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5명 중 1명은 사이코패스”라며 “이들은 갱생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감정적 변화를 잘 드러내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공감하지 못한다.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자신만만하면서 호감이 가는 성격으로 위장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영국 보호감호소에 있는 강력범죄자들의 뇌를 MRI로 촬영했다. 연구대상자 32명은 전원 남성이고, 이 중 12명은 사이코패스다. 그들은 살인, 살인미수, 강간 등에 대한 유죄판결을 받았다. 또 사이코패스의 대조군으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는 건강한 일반남성 18명의 뇌도 촬영했다.

킹스칼리지런던 나이젤 블랙우드 박사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의 신경심리검사 결과, 그들은 처벌로부터 깨달음과 배움을 얻지 못했다”며 “그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이코패스 뇌의 회백질과 특정 백질 섬유가 구조적 이상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회색질은 인지기능과 정보 등을 담당하고, 백질은 뇌의 다른 영역들 사이에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다.

연구팀은 사이코패스 뇌의 회백질 부분이 수축돼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해 공감하거나 당혹감 혹은 죄책감을 느끼는 감정이 무디다고 보았다. 또 백질에도 이상이 있어 처벌과 보상에 대한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

사이코패스 기질이 없는 범죄자들은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들과 유사한 뇌 기능을 보였다. 하지만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은 처벌과 관련이 있는 뇌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를 생각하지 못하고, 오직 긍정적인 결과만 고려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이코패스의 이 같은 특징은 어렸을 때부터 나타날 수 있다.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지의 여부를 일찍부터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의 비정상적인 뇌 영역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면 그들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율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 의학전문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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