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은 것도 아니고… 우리 아이가 왜 지방간?

 

뚱뚱한 어린이는 정상 체중아보다 지방간을 가질 가능성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팀은 병원 비만클리닉에 등록된 어린이 178명(평균 12.2세)과 건강검진을 받은 어린이 218명(15.2세) 등 모두 396명을 대상으로 지방간과 대사증후군 소지율을 조사해 비교해보니 이같이 드러났다고 28일 밝혔다.

양 교수팀에 따르면 비만클리닉을 다닌 어린이의 61.8%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건강검진을 받은 어린이(5.9%)에 비해 10.5배나 높은 수치다. 양 교수는 “보통 전체 간의 5% 이상이 지방이면 지방간으로 진단된다”며 “초음파 검사에서 지방간으로 확인됐다는 것은 지방이 전체 간의 20% 이상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 섭취가 없거나 음주를 거의 하지 않는 상태에서 간에 중성지방이 쌓인 병이다. 선진국에선 가장 흔한 어린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서구식 식습관, 방과 후 학습과 PC 사용의 증가, 운동량 감소 등으로 어린이 비만이 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아이들이 급증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은 어린이 10명 중 7명은 비만 때문인 것으로 보고된다. 양 교수는 “어린이 지방간 중 일부는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어린이 지방간을 예방하려면 식사조절과 운동 등으로 철저히 체중을 관리해야 하고, 이미 지방간으로 진단됐다면 고탄수화물.고지방 식사로 인한 영양 과잉을 줄이는 등 비만 치료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방간 예방을 위해서는 특히 설탕과 액상과당(HFCS), 과일에 든 과당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과당은 분해 과정에서 반드시 간을 거치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가 지방간염의 치료를 돕는다는 것은 이미 입증돼 있다”며 “유산균 등 정장제와 오메가-3 지방도 지방간염 치료에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비만클리닉 어린이들의 평균 키는 152㎝, 체중은 63.5㎏이며, 체질량지수(BMI)는 26.9였다. 건강검진을 받은 아이들은 평균 키 165.6㎝, 체중 58.1㎏, BMI 21이었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실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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