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망쳐? 중국 성형피해 논란 ‘의도’ 있다”

 

지난 11일, 3명의 중국 여성이 현지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마다 한국 성형외과에서 원정수술을 받고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들은 앞 다퉈 한국 성형관광의 문제점만을 보도했고, 중국 네티즌들은 반한감정까지 드러냈다. 우리나라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성형외과들이 국내에서 잇따라 물의를 일으키면서 중국 여성들의 수술을 담당한 해당 병원에 따가운 눈길을 보냈던 것이다.

인연이 악연 된 중국판 렛미인… ‘반한 감정’에 불똥

피해를 주장한 중국 여성 중 한 명인 진위쿤은 연예인 지망생이다. 그녀는 지난 해 1월 한중합작 프로그램인 ‘소원을 말해봐’에 참여해 한국의 한 성형외과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여름 국내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중국 여성의 사연을 신청 받아 한국 의료진이 치료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 “한국서 성형수술, 인생 망쳤다” 중국 ‘시끌’ 기사 참조]

진위쿤은 예선을 거쳐 선발된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중국판 ‘렛미인’으로 맺어진 인연은 악연으로 번졌다. 이 연예인 지망생은 성형부작용을 적극적으로 성토하기 시작했고, 무료로 수술을 맡은 성형외과는 이미지에 치명타만 입었다. 한류를 타고 온 중국 환자와 월드클래스 한국 성형외과의 환상 ‘케미’는 온데간데없었다. 그녀의 방송 촬영분은 방영되지 않았다.

진위쿤의 기자회견 후 잠행하던 해당 성형외과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료기관 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반한 감정’으로 국면이 바뀌면서 조용한 대응에서 적극적인 대응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 성형외과 관계자는 지난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중국 현지의 법조인과 접촉해 법적대응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성형외과측은 지난해 국내에서 진위쿤을 영업방해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검경에 이미 형사 고소한 상태였다.

“수술결과 만족하다 귀국 후 돌변”… 판이한 입장차

진위쿤은 지난해 1월 방송 촬영과 수술을 위해 한국에 입국한 뒤 한 달 남짓 머물면서 얼굴과 가슴 부위에 10여가지 수술을 받았다. 성형외과 병원측은 수술 결과에 만족해하던 진위쿤의 태도가 귀국한 뒤 돌변했다고 주장한다. 지속적으로 병원과 연락하던 중 서서히 불만을 나타내더니 중국의 유명 성형 포털과 SNS 등에 ‘수술이 실패했고 병원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악성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성형외과측은 “설득 끝에 항공비와 숙박비 등을 모두 대줘 할머니까지 대동하고 입국한 진위쿤을 진찰해 수술결과가 성공적인 것을 확인했다”며 “체류비를 제공해 주관적으로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개선해주겠다고 배려했다”고 해명했다.

병원에서 위협과 모욕적 언사를 들었다는 진위쿤 등의 기자회견 내용과 성형외과측의 입장은 판이하다. 성형외과측은 오히려 “진위쿤이 일방적으로 6천만원의 피해보상금을 요구하면서 중국 내 포털과 언론을 통한 수술 실패 폭로, 병원 앞 시위와 자살 등을 언급했다”며 “수술이 잘못됐다면 성형외과의사회 심사나 한국소비자원 등 의료분쟁조정기관, 보험사를 통한 분쟁조정 등 적법한 보상절차를 밟자고 해도 거부하면서 병원 내에서 울부짖는 등 진료방해와 거리 시위로 주변 병원들에게까지 동시다발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성형외과 병원측 주장에 따르면 피해보상금 합의가 거부되자 중국내 기자회견 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진위쿤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머물면서 3일 동안 2번의 전신마취를 받고 총 7종류의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엄청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얼굴이 전체적으로 불균형해지고 광대뼈가 한쪽은 높고 한쪽은 낮아졌다는 것. 또한 코가 휘고 원래 만족스러웠던 턱이 뒤로 당겨졌으며 입 주변 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그녀는 “우리는 의사의 수술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다. 의사는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욕적인 대우는 받아들일 수 없다” 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때 모욕적인 언어를 들었으며, 인터넷에서 같은 아픔을 겪은 40여명과 친분을 맺고 서로 위로를 하고 있다고 했다.

뚝 끊긴 성형 요우커… 요원한 중재에 현지 법적대응

분쟁이 중재되지 않으면 재판으로 이어지게 된다. 병원측은 “국내에서 형사 고소돼 법원 출두 명령이 떨어지자 진위쿤이 중국으로 돌아가 그 같은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성형외과 병원측은 지난해 분쟁이 불거지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중국 법률에 따른 법적 검토를 마쳤다. 환자 불만에 관한 의료심사를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위원회에 요청해 ‘환자의 주관적 불만족은 있을 수 있지만, 설명조치와 시술 상 과실은 없다’는 회신도 지난 20일 받았다.

이 병원 관계자는 “성형외과 병원이 생긴 지 15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진위쿤에 대한 녹취자료 등이 모두 있지만, 환자의 인권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이 성형외과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와 포럼 등을 통해 홍보하고, 수술결과에 대한 입소문으로 해외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진위쿤의 기자회견 후 중국 현지 방송을 통해 상호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중국인 환자의 발길은 현재 뚝 끊긴 상태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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