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병원 난임 분야 스타 교수 줄줄이 이직

제일병원은 여성종합병원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는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받아왔다. 반세기 전 국내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으로 출발해 분만 건수, 신생아 케어시스템, 난임 분야, 자궁.유방암 등 여성치료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제일병원의 새해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다. 난임 분야를 맡아 온 3명의 교수가 이 달 중 줄줄이 병원을 떠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국내 PGD 검사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강인수 교수가 포함돼 있어 병원측은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PGD는 어떤 수정란이 유전병을 일으키는지 착상 전에 진단해 2세에게 유전병을 물려주지 않을뿐더러 염색체 이상 등으로 인한 반복적인 유산을 막고, 계획적인 임신도 가능하게 해주는 검사다.

강 교수 등의 이직은 스타교수로 널리 알려진 오한진 교수의 경우와 달리 병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활발한 방송 활동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오 교수는 지난해 제일병원에서 소화기질환 전문병원인 비에비스나무병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일부 단골환자가 환불해 달라며 항의하기도 했지만, 오 교수가 가정의학과 전문의라 여성전문 병원인 제일병원으로서는 충격파가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강 교수 등이 맡아 온 난임 분야는 다르다. 진료 특성상 주치의에 대한 임신부들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 교수 등이 약간의 휴식기를 거친 뒤 경쟁병원인 강남차병원으로 둥지를 옮길 것으로 알려져 제일병원으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병원 관계자는 “난임 시스템이 굳건해 별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타교수보다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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