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하지만… 대변으로 보는 내 몸의 이상

 

열이나 기침이 나면 자신의 증상을 다른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생식기관이나 항문에 생긴 증상은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질환 중 한 파트에 불과하지만 의사에게 털어놓기조차 민망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변에 대한 이야기도 이런 부분 중 하나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대변 형태나 색깔과 다르면 질병일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이 들지만 증상을 털어놓기는 어렵다. 그렇다보니 전문가의 조언 없이 임의적인 판단 하에 변비약이나 지사제를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비정상적인 대변 형태로,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상황은 언제일까.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을 질병의 관점에서만 보므로 민망하게 생각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도록 하자.

피가 섞여있다= 붉은 색이든 검은 색이든 대변에 피가 섞여있다는 것은 결코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잠혈반응(육안으로 분별이 안 되는 소량의 혈액)도 마찬가지다. 항문질환부터 대장염이나 암일 가능성도 있다. 잠혈이 섞이면 대변이 다소 어두운 색을 띌 수도 있지만 색깔의 차이로는 구분하기 어렵고 직접 검사를 받아봐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붉은색, 검은색, 보라색 등의 색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붉거나 검은 변이 나올 수는 있다. 인공 착색료는 소화기관을 관통해 그대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갑작스럽게 변의 색이 어두워졌다면 우선 최근 먹은 음식들을 상기시켜보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명백한 혈액이라거나 붉은 계통의 색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점액이 섞여있다= 염증성 장질환(IBD)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IBS)이 있으면 점액이 섞여 나올 수 있다. 이는 드문 현상은 아니다. IBD가 있는 사람이라면 점액의 정체는 소화관에 있는 염증일 가능성이 높다. 또 IBS가 있을 때는 점액이 과잉 생산될 수 있다.

또 그밖에도 박테리아에 감염됐거나 장 폐색이나 치열이 원인돼 점액이 나올 수도 있다. 만성질환의 일부분으로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주치의가 있다면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는 점을 상담 받아보는 것이 좋다.

색이 다르다= 변의 색깔은 어떠한 비타민, 미네랄, 약물 등을 먹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형적인 변의 색과 일시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면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인공색소뿐 아니라 자연 색소도 다량으로 복용했을 시에는 대변의 색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비정상적인 색깔이 지속될 때는 질병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설사, 변비, 통증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 진단을 받도록 하자.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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