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술은 수면에 진정 도움이 될까

 

술을 마시고 나면 곯아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잠이 들기 때문에 평소보다 잘 잤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는 술기운이 일으키는 착각에 불과하다. 빨리 잠들었다고 해서 수면의 질이 좋은 것은 아니다. 사실상 알코올은 오히려 잠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술과 수면 사이에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잠의 휴식기능을 막는다= ‘알코올중독:임상 및 실험연구(Alcoh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밤에 마시는 술 한 잔은 잠이 드는데 도움이 되지만 잠을 자는 동안 충분한 휴식 상태를 이끌지는 못한다.

런던수면센터 연구팀이 진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술은 잠이 드는 시간을 단축하는 순기능이 있다. 사람들이 잠들기 위해 술에 의지하는 행동은 이러한 작용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문제는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빨리 잠이 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휴식으로써의 수면의 기능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렘수면이 줄어든다= 수면단계 중 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렘(REM) 수면은 건강한 수면을 취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정신의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렘수면 단계를 잘 보내면 낮 시간동안 정신이 맑고, 학습 능력이 향상되며 장기기억 능력이 좋아지고 감정을 처리하는 능력도 개선된다.

이 연구팀에 따르면 알코올은 ‘렘수면 억제제’로 기능한다. 술을 마시면 렘수면을 방해받는다는 것인데, 술을 마시는 양이 많아질수록 렘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즉 술을 마시고 잠을 자면 장기기억 능력이 떨어지고, 쉽게 짜증이 나거나 예민해지는 행동을 보이기 쉽다는 것이다.

속 쓰림 때문에 잠이 깬다= 술은 하부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이 근육부위는 음식을 먹지 않을 때 닫힌 상태가 된다. 하지만 술을 마시게 되면 이 근육의 긴장이 풀리면서 오랜 시간 열려있게 된다. 이러한 상태는 위산이 역류하는 원인이 돼 속 쓰림을 일으킨다. 속이 아파서 새벽잠을 방해받게 된다는 것이다.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 알코올은 일종의 이뇨제다. 배뇨를 촉진해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늘어난다. 우리 몸은 낮보다 밤 시간에 소변을 덜 보도록 프로그램화돼 있다. 하지만 알코올이 이러한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을 방해해 한밤중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게 만든다.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는 행동은 위험하다. 알코올과 수면제는 둘 다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활성화시켜 수면을 유도한다. 동일한 신경체계를 표적으로 삼는 만큼 수면제와 알코올은 치명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 호흡이나 심장박동을 위한 필수적인 뇌 영역의 기능을 저해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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