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벼락치는 듯 통증… 이건 또 무슨 병?

 

두 달 전부터 왼쪽 어금니가 아프기 시작한 60대 남성 김모씨. 치과에서 충치 이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몇 주 전부터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바람만 스쳐도 얼굴 왼쪽에 벼락을 맞는 듯했다. 통증으로 대화는커녕 물 한 모금 마시기 힘들어지자 김씨는 대학병원을 찾았고, 삼차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삼차신경통은 얼굴의 감각 뇌신경인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겨 심한 통증이 유발되는 병이다. 대부분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해 얼굴부위의 감각적 전기신호를 왜곡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면에 통증을 일으키다보니 치통과 헷갈리기 쉽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최혁재 교수는 “대부분 양치질이 힘들 정도로 아프고, 치통으로 오인해 치과에서 발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순간적으로 턱과 치아, 뺨에 에이는 것과 같은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삼차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차신경통은 일정 기간 발작적으로 나타나면서 빈도와 강도가 심해진다. 심하면 바람만 스쳐도 감전되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다. 주로 중년에 발병하는데 노화로 뇌 용적이 줄어들면서 신경과 혈관 사이가 좁아지고, 두꺼워진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해 신경막을 손상시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다발성 경화증이나 뇌종양, 뇌혈관 기형이 신경과 신경뿌리의 진입부를 압박해 발생하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은 기본적으로 정확한 문진을 통해 진단되며,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등이 시행되기도 한다. 치료법은 다양한 편이다. 하지만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를 통한 맞춤형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미세혈관 감압술과 고주파 삼차신경 절제술이다. 미세혈관 감암술은 전신마취 후 시행하는 수술이지만, 높은 치료효과와 안면감각 저하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비수술적 치료인 고주파 삼차신경 절제술은 수술하기 어려운 노인 화자들에게 대체로 사용된다. 부작용 발생률이 25%에 이르고, 치료 환자의 25%에서 재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방사선 수술(감마나이프)과 삼차신경 차단술도 치료법으로 쓰인다. 감마나이프는 방사선을 이용해 삼차신경에 부분적인 손상을 줘 통증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방법이다. 국소적이나마 뇌에 방사선을 쪼여야 하고, 완치율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방사선으로 삼차신경이 손상되면 안면감각이 저하될 수도 있다. 삼차신경 차단술은 얼굴에 분포하는 삼차신경을 알코올 등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기능을 정지시키는 치료법이다. 효과가 2~4개월에 그쳐 반복적인 시술이 요구되고, 시술 후 안면과 치아, 잇몸의 감각이 소실되는 단점이 있다.

최혁재 교수는 “삼차신경통 수술은 정밀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아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삼차신경 치료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을 행할 수 있는 의사를 만나야 개개인에게 알맞은 치료를 효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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