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맛이 뚝? 칡이 주당에게 좋은 까닭

 

과음 줄이고 중독 재발 막아

‘동의보감’에는 칡즙은 주독을 풀어주고 입안이 마르고 갈증 나는 것을 멎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칡즙은 숙취 해소는 물론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석류에 비해 훨씬 많아 갱년기 및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혈액순환 개선, 혈당 조절, 중금속 배출, 변비 개선, 피부미용에도 효능이 있다.

하지만 칡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이 냉한 사람이나 기력이 없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위장이 약한 사람은 먹지 않는 게 좋다. 또 전문가들은 “칡뿌리를 장기간 복용하면 간 손상이 생길 수 있으며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인 여성도 복용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런 칡이 과음을 막고 알코올 중독 재발을 줄인다는 연구결과 두 가지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이반 다이아몬드 교수팀은 쥐 실험을 통해 칡을 먹으면 술을 덜 마시게 되고 다시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도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칡 성분을 토대로 만든 ‘CVT-10216’라는 물질을 술을 마시게 만든 실험쥐에게 먹였다. 그러자 이 성분은 쥐의 몸에 아세트알데히드가 쌓이게 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술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로 구토와 두통 같은 숙취 효과를 일으킨다.

즉 CVT-10216의 효과로 술을 마시는 도중에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쌓이면서 ‘술맛이 떨어지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CVT-10216는 또한 뇌의 흥분 물질인 도파민 생성을 줄여 술을 찾는 마음을 줄이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을 끊은 지 5일쯤 지나면 술을 찾아 폭음하게 되는데 이때 도파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VT-10216는 도파민 생성을 줄여 알코올중독 재발의 유혹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미국 맥클렌병원과 하버드의대 공동연구팀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술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칡이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칡뿌리 속 ‘퓨에라린’이라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음주량 감소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플라본은 콩에도 많이 들어 있는 성분으로 유방암, 자궁내막암, 전립샘암, 대장암, 골다공증과 각종 심혈관 질환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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