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게 하는 세상… 스트레스 술로 풀면 악순환

 

술 마시면 오히려 더 쌓여

‘월요일은 원래 마시는 날, 화요일은 화끈하게 마시는 날, 수요일은 수수하게 마시는 날, 목요일은 목숨 걸고 마시는 날, 금요일은 금방 마시고 또 마시는 날….’ 애주가 사이에 잘 알려진 이 술 관련 유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을 절제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나타낸다.

건강을 위해서 술은 되도록 자제하는 게 좋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하는 경우에도 기쁠 때나 즐거운 자리에서 해야지 화가 난 상태에서 분을 풀기 위해서는 했다가는 중독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이와 관련해 스트레스와 술은 연관성이 있으며 중독으로 이끄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엠마 차일즈 교수팀이 술과 스트레스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음주는 스트레스를 낳고, 또 그 스트레스는 술을 당기게 하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자 25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는 과제를 준 뒤 그 변화를 관찰했다. 연설을 시키는 것은 심리학 실험 등에서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다.

연구팀은 과제를 마친 참가자들에게 알코올이 포함된 주사액을 투여했다. 그 결과, 주사를 맞은 뒤부터 참가자들 몸에서는 코르티솔의 분비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코르티솔 분비가 줄어들자 참가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강도(심장 박동수와 혈압 수치 등)는 오히려 높아졌고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도 길어졌다. 또 이처럼 스트레스가 커진 참가자들 대부분은 우울한 기분 탓에 술을 더 마시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술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지만 이는 효과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여 음주량을 늘어나게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국제 학술지 ‘알코올 중독:임상과 실험연구(Alcoholism: Clinical&Experimental Research)’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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