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줌 호두, 수험생과 치매에 좋은 이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품기능성을 인증한 최초의 천연식품이 있다. 바로 호두다. 칼슘과 아연, 철, 단백질 등 영양소가 다양한데다,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의 보고로 유명하다.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꼭 먹어서 섭취해야 한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를 통해 하루 한줌의 호두가 뇌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이 입증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와 신경질환은 산화 스트레스와 신경의 염증, 혈관질환이 원인으로 꼽힌다. 혈관질환은 혈관성 치매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의 중요한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식품영양학과 미셀 윈 교수는 지난 6일 한국영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호두는 특정한 혈중지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산화와 염증을 억제해 뇌 건강에 유익하다”고 했다.

꾸준한 호두 섭취는 혈중 지질을 최적화한다. 즉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질(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변화 없이 몸에 나쁜 저밀도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만 선택적으로 감소시킨다. 한 연구에 따르면 40g의 호두를 매일 6주간 먹은 결과, 총 콜레스테롤이 10.3mg/dl 감소했고, 특히 LDL 콜레스테롤만 9.2mg/dl 줄었다.

이는 호두에 풍부하게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A)의 영향이다. 호두 한줌(28g)의 지방함량은 18g인데, 이 가운데 무려 13g을 ALA가 차지한다. 견과류 중에서도 ALA 등 오메가3 지방산의 함량은 호두가 유일하게 높다.

미셀 윈 교수는 “오메가3 지방산과 같은 다가불포화지방산 섭취 비율이 높은 집단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낮다”며 “잦은 호두 섭취와 노령기 인지능력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증명됐다”고 했다. 그는 또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호두가 포함된 식단이 고령자 집단의 인지 능력을 높이고, 대학생 집단의 추론 능력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약학대학 로저 클레멘스 박사도 다발성신경장애의 발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식이요법의 하나로 호두 섭취를 꼽았다. 그는 “노화와 관련된 신경변성 질환들을 살펴보면 유해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호두 섭취가 뇌에서 기억과 인지 지능을 관장하는 해마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고 했다.

실제 최근 발표된 미국 뉴욕주 발달장애 기초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호두가 풍부하게 함유된 식단을 섭취한 쥐들이 학습능력과 기억력, 불안증세, 운동기능 등에서 현저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호두의 높은 항산화성분이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흔히 발견되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막아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호두 섭취는 노령기 인지기능뿐 아니라 전반적인 뇌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로저 클레멘스 박사는 “생후 5년까지 신경세포는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며 “호두에 풍부한 ALA 등 불포화지방산이 신경전달체계인 시냅시스의 성숙을 돕는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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