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도 쉬면 리셋… 특정 분야 수행능력↑

 

컴퓨터를 리셋하면 초기설정인 디폴트값을 갖게 된다. 인간의 뇌 역시 이러한 디폴트 개념이 적용된다.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휴식을 취하면 상념에 잠기게 되는데 바로 이때가 뇌의 디폴트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순간이다.

최근 미국 코넬대학교 신경과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뇌가 휴식을 취하는 상태인 디폴트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특정 수행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네이슨 스프렝 교수는 “대부분의 기존 학자들은 디폴트 네트워크 영역이 활성화되면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의 수행능력이 떨어진다고 보았다”며 “이 네트워크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령 수업을 듣는 도중 디폴트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어제 봤던 TV드라마의 내용이 떠오른다면 공부를 하는데 방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네이슨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의 관점을 정반대의 입장에서 증명한 첫 번째 연구를 진행했다”며 “디폴트 네트워크는 수행통제 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신경 영상법을 이용한 선행 연구에서는 디폴트 네트워크의 활성화가 복잡한 정신노동을 방해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일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기는 디폴트 네트워크의 상태가 수행통제를 요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데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가정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n-back’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테스트는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이미지나 글자의 시퀀스를 기억해 현재 보고 있는 이미지와 n단계 전에 보았던 이미지가 동일한지의 여부를 맞추는 시험이다.

36명의 실험참가자들은 유명인 혹은 무명인의 얼굴 사진을 차례대로 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참가자들은 현재 보고 있는 사진의 인물이 바로 전전 단계에 보았던 사진의 인물과 동일한지를 맞추는 ‘2-back’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동안 연구팀은 이들의 뇌를 스캔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실험참가자들이 익명의 사람보다는 유명인의 얼굴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능력을 보였다. 또 디폴트 네트워크가 활성화될 때 이러한 수행능력은 보다 정확성을 띈다는 점 역시 확인됐다.

연구팀은 디폴트 뇌 영역의 활성화가 이와 같은 일을 수행할 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으며 작업을 방해하는 작용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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