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료제 바르니 털이 쑥쑥…탈모 새 희망?

 

상처 치유에 쓰이는 표피성장인자가 새로운 탈모치료의 길을 열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표피성장인자의 발모 효과를 발견해 탈모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와 국제성모병원 피부과 유광호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두 교수가 공동으로 최근 국제창상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다리에 열상을 입은 29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상처 부위에 표피성장인자를 바르자 상처 주변으로만 털이 유의하게 자란 것이 관찰됐다. 표피성장인자는 표피 증식과 각질화, 섬유아세포 증식 등을 촉진해 상처에 바르면 빠른 치유를 돕는다.

지금까지 표피성장인자의 탈모치료 효과에 대한 의견은 국제적으로 분분했다. 탈모 효과가 있다는 보고와 오히려 탈모를 유발한다는 보고가 상충됐다. 김범준.유광호 교수팀은 이번 논문을 통해 “표피성장인자가 지속적인 모발 성장보다 새로운 모낭 형성의 유발인자가 될 수 있다”며 “탈모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윤곽이 들어났다”고 했다.

현재 남성형 탈모에 효과가 검증된 치료제는 3가지다. 남성 호르몬 억제제인 ‘피나스테라이드’와 ‘두타스테라이드’가 대표적으로, 모두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 중에는 바르는 ‘미녹시딜’이 있다. 미녹시딜은 모발 성장 기간 연장과 모발을 굵게 하는 양모효과에 도움을 주지만, 새로운 모낭을 만들거나 남성호르몬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남성형 탈모가 많이 진행됐다면 모발이식을 고민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발이식은 1~3회 정도 시술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나이와 탈모 속도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수술 후에도 기존 모발을 유지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모발성장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섞어 직접 두피에 주사하는 ‘두피 메조테라피’와 LED 광선을 쬐는 치료도 병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법은 초반에 일시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 있을 뿐 효과가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들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지난 13일 발표한 탈모 치료지침에서 “일부 두피관리센터의 두피관리사들이 ‘두피치료사’나 ‘탈모치료사’ 등의 명칭을 쓰며 흰 가운을 착용해 환자들이 의료기관으로 오인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탈모 방지 샴푸 또한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보조적 수단일 뿐 근본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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