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갔다 온 뒤 허리가… 백패킹 조심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백패킹족이다. 주말이면 1박 이상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담은 배낭을 둘러메고 산으로, 들로 내키는 대로 떠돌아다니는 자유로움에 흠뻑 취했다. 하지만 정씨는 최근 백패킹을 포기했다. 산을 오른 지 10분이 지나자 평소 안 아프던 허리에 통증을 느꼈고, 병원을 찾은 결과 급성 요추염좌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을 들어 백패킹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늘면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일 세연통증클리닉에 따르면 지난 해 9~11월까지 내원한 30세 이상 환자를 분석한 결과, 등산 후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713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급성 요추염좌 환자가 51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발목염좌 101명, 회전근개파열 55명, 손목 등 기타질환 47명의 순이었다.

요추염좌는 허리뼈 부위의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손상돼 생기는 통증을 말한다. 등산객의 경우 무거운 배낭이 허리에 부담을 줘 갑작스러운 통증을 일으킬 때가 많다. 일단 48시간 미만의 침상 안정을 취한 뒤 소염제나 근이완제를 복용하고, 통증이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물리치료와 운동을 한 달 정도 병행하면 환자의 90%가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산 후 요추염좌가 생기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요추염좌 환자의 70% 정도는 척추후관절증후군에 해당된다고 말한다. 척추후관절증후군은 갑작스러운 외상이나 요추염좌, 장기간의 잘못된 자세로 척추를 지지해주는 척추후관절에 문제가 생겨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다.

허리근육이 약한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데, 보통 아침에 허리가 뻣뻣해지고 허리와 골반을 쑤시는 통증이 심해진다. 잠자리에서 몸을 옆으로 돌리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에도 통증이 생긴다. 허리디스크와 다르기 때문에 디스크 치료 후 저리는 증상은 나아져도 허리통증이 계속된다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바른 자세를 취해 후관절면의 퇴행을 늦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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