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연명치료, 환자와 가족 의견 ‘삐끗’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말기암에서 사정을 달리한다.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보다 연명치료에 기대야할 처지가 되면 환자와 더불어 환자 가족의 의견도 매우 중요해진다. 하지만 병기가 다한 암 앞에서 환자와 가족들의 뜻은 실제 잘 맞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충북의대 박종혁 교수는 지난 2011년 암환자와 가족 990쌍을 대상으로 말기암에 대한 의사 결정이 일치하는지 조사했다. 평가에는 일치도 계산에 쓰이는 카파계수가 이용됐다. 카파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일치도가 높다.

지난 25일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말기암 통보 여부는 0.12, 통보 방법 0.13, 말기암 치료 0.08을 기록해 의견의 일치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와 가족 간 의사소통이 평소 원활하지 않았거나, 배우자가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이 환자 보호자 역할을 할 때 의견은 더욱 동떨어졌다.

하지만 말기암인지 알아야 한다는 데 환자와 가족 모두 대체로 뜻을 같이 했다. 환자의 76.9%, 가족의 61.1%가 말기암 상태를 환자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는 이러한 사실을 의사가, 가족은 가족의 동의 아래 의사가 알려주길 바라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 정도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의견충돌로 인한 말기암 환자와 가족 간 갈등을 최소화할 의료진의 세심한 도움이 필요하다”며 “향후 암 치료 결정과정에서 가족들이 적극 참여하는 등 국내 가족문화 특성을 고려한 암 진료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정신종양학’ 최근호에 실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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