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허리 휘는 주부들…후유증 줄이려면

 

풍성한 한가위에는 집안일도 풍성해진다.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 주부들의 몫이다. 한 조사를 보면 기혼여성의 87%가 추석 때 집안일을 도맡았다. 장보기부터 요리, 상차림, 청소, 설거지까지 일복이 터진다. 틈틈이 애도 돌봐야 한다. 무거운 짐이나마 남편이 들어줬으면 하는 게 명절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추석에 주부들은 슈퍼우먼이 되기를 요구받지만, 명절이 끝나면 후유증에 시달린다. 지난해 한국건강관리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20~60대 여성 10명 중 6명은 명절증후군을 겪고 있다. 즐거운 추석 명절이 일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집안일에도 건강을 챙기는 요령이 필요하다.

무거운 장바구니, 불청객 ‘담’

한상 가득 차리려면 두 손 무겁게 장부터 봐야 한다. 이때 무거운 짐을 들다 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담은 근육통을 뜻하는데, 의학적으로 근막동통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근육을 과도하게 쓰거나, 장시간 근육이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면 쉽게 찾아온다. 주로 목이 뻐근하면서 뒤통수가 당긴다. 어깨나 등이 뭉쳐 쑤시기도 한다.

이 때문에 어깨 질환이나 목 디스크로 오인할 때도 있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치료해야 하지만, 가벼우면 휴식과 스트레칭, 마사지, 냉온욕으로 조절 가능하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짧은 휴식은 근육 이완에 도움을 주나, 오랜 수면과 누운 자세는 통증 주변의 근육을 경직시켜 통증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리.무릎 부담 더는 음식준비

집안일은 장을 본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부분 거실에 쪼그려 앉아 쉴 틈 없이 음식을 준비한다. 등을 구부리고 바닥에 앉으면 체중의 2~3배가 넘는 하중을 허리에 받는다. 바닥에 무릎을 꿇거나 다리를 구부리고 앉은 채 전을 부치면 무릎관절에 무리가 온다. 폐경기에 접어든 40~50대 주부들은 무릎통증이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뼈와 척추주변 조직이 약해져있기 때문이다.

허리의 부담을 줄이려면 식탁에 앉아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바닥에 앉을 경우 벽에 등을 기대야 허리 부담이 적다. 방석을 높이 쌓아두고 앉거나, 다리를 펴고 옆으로 벌린 상태에서 다리 사이에 일감을 놓고 작업하는 것도 관절손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청소를 할 때에도 서서 긴 청소대나 대걸레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명절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되면 근육통이 아닌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없는 설거지, 젖은 손발 관리

온종일 음식준비와 설거지를 하다 보면 손에 물이 마를 틈이 없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져 손발이 차가워지는 수족냉증이 생길 수 있다. 물이 마르면서 땀과 수분을 빼앗아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생한방병원 박종훈 의무원장은 “수족냉증과 피부건조증을 큰 병으로 볼 수는 없지만, 신체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환절기인 추석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위해 수시로 손발을 마사지할 필요가 있다. 피부건조증을 막으려면 핸드크림을 꾸준히 발라줘야 한다. 당귀나 말린 천궁뿌리, 유자, 마른 쑥을 넣어 온욕을 하면 냉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자주 목욕하기 힘들면 손발을 매일 뜨거운 물에 담그는 것도 원활한 혈액순환에 좋다.

번잡한 집안일, 복잡한 속사정

시댁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번잡하면 억지로 변을 참을 때도 있다. 이러면 대뇌의 배변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변비가 찾아올 수 있다. 과도한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계와 소화계가 예민해지는 주부들도 적지 않다. 스트레스는 혈액순환을 방해해 생리불순의 원인이 된다. 생리통이 심해지면 복부와 허리에도 통증이 동반된다.

이럴 때에는 짬짬이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걷기로 신체리듬을 회복해야 한다. 가벼운 걷기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척추근육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걸으면서 햇볕을 쬐면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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