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가면 우는 아이, 웃음가스로 걱정 뚝!

 

아이들에게 병원은 공포의 대상이다. 왠지 무섭고, 의사 가운만 보면 눈물이 차오른다. 아이들도 두렵지만, 부모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 울고 불며 난리칠 아이를 어떻게 달랠지 가기 전부터 고민이다. 대표적인 곳이 치과다.

아이들은 유치와 충치 때문에 치과를 종종 찾는다. 익숙할 만도 한데, 갈 때마다 난리법석이다. 그런데 요즘 치과가 조용하다. 웃으며 치과치료를 받는 아이들도 늘었다. 웃음가스 덕분이다.

웃음가스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쓰이는 마취가스의 하나다. 들이마시면 차분해지고,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치과공포증이 있는 민감한 성인들에게도 쓰인다. 웃음가스의 정체는 가벼운 향기와 단맛을 지닌 아산화질소이다.

아산화질소는 18세기 말에 발견된 가스다. 영국의 화학자인 험프리 데이비가 아산화질소의 특성을 증명하고, 여기에 웃음가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훗날 하버드대 의대생인 윌리엄 모턴이 웃음가스와 에테르를 연구해 최초의 마취제를 발견했으니, 마취제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웃음가스를 흡입하면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마치 웃는 것처럼 보인다. 보통 아산화질소에 산소를 20% 정도 섞어 사용한다. 독성과 자극성이 약하고 안전하다. 영국에서는 히피 크랙(hippy crack)으로도 불리며, 합법적으로 승인받아 시판되고 있다.

하지만 향정신성약물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과거 영국에서는 치아가 없는데도 기분이 울적할 때마다 웃음가스를 즐기기 위해 치과를 찾던 한 청소부가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웃음가스를 실험하던 청년 4명이 호흡장애로 숨진 적 있다.

고농도의 웃음가스는 산소결핍증을 유발한다. 또 어지럼증, 두통, 블랙아웃, 환각, 환청 등의 부작용도 뒤따를 수 있다.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보면 눈과 피부, 생식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굳이 아이들에게 웃음가스를 써가며 어차피 빠질 유치를 관리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도 있다. 치과 전문의들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40개월 미만 유아나 치과 치료를 겁내 행동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웃음가스를 쓴다”며 “유치 관리가 올바른 영구치 관리의 길잡이 역할을 할뿐더러 겁먹은 상태에서 억지로 치료할 경우 치아공포증이 생겨 성인 이후 치과를 찾지 않아 문제가 생긴 치아를 방치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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