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박승일 “아이스버킷하는 당신은…”

 

최근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루게릭병이 주목받고 있다. 유명인들이 동참하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얼음물 샤워)’가 화제가 되면서 루게릭병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머리에 얼음물을 끼얹거나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일명 루게릭병) 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하는 행사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두 가지 모두를 진행하고 다른 3명을 지목해 기부가 이어지도록 한다.

지금까지 연예, 스포츠 등 각계의 수많은 유명인들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해 행사를 빛내고 있다. 일반인들은 스타들이 머리에 얼음물을 붓는 재미있는 사진에 웃음을 짓다가도 행사 취지를 알고 나면 금세 숙연해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는 루게릭병 환자의 아픔을 읽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루게릭병의 진짜 병명은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이다. 루게릭은 이 병을 앓다 숨진 미국 프로야구 선수 이름이다. 병명이 어렵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를 기념해 ALS는 루게릭병으로 불리게 됐다. 대뇌 및 척수의 운동신경원이 선택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근력 약화와 근위축이 잇따라 일어난다.

사지마비, 언어장애, 호흡기능까지 떨어져 수년 내에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무심코 넘길 수 있다. 팔과 다리의 경련 또는 힘이 빠져 자주 넘어지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말하기가 어려워진다. 말기에는 음식을 삼키지 못하게 되어 사래에 쉽게 걸리게 되고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이때 환자들은 극심한 고통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불면증을 호소한다.

루게릭병 투병중인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전 코치 박승일도 최근 아이스 버킷챌린지에 동참했다. 그는 2002년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12년째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얼음물을 붓는 대신 눈 스프레이를 이용했다. 그러면서 “루게릭병을 알릴 수 있는 캠페인에 많은 분들이 관심주시는 것에 가슴벅차 잠을 이룰 수가 없네요. 시원하게 얼음물 샤워를 할 수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다. 대중에게 낯이 익은 스타들이 대거 동참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미디어와 스타, 재미있는 이벤트가 적절하게 결합해 루게릭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루게릭병의 원인과 치료법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도 생존기간을 늘릴 뿐 근력 회복이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은 가수 윤종신이 방송에서 투병 사실을 고백하면서 유명해졌다. 크론병은 우리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해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대중에게 생소한 병도 스타들과 연결되고 적절한 이벤트가 결합되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병을 먼저 알아야 예방도 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루게릭병으로 부르는 것처럼 의료계도 병명을 쉽게 고쳐 대중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도 대중들은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한자 위주의 어려운 의학용어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이 의학용어 개선을 위해 원탁토론회도 열었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아직도 어러운 용어가 넘쳐난다. 요즘 환자중심 의료가 각광받으면서 의사를 평가하는 잣대는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소통 능력도 중시되고 있다.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어려운 의학용어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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