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식단 우울증 예방에도 효험

 

발병률 30% 낮아져

사람은 누구나 우울할 때가 있다. 슬픈 일을 당했을 때 일시적으로 우울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우울증(우울장애)은 이런 자연스러운 기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하게 의욕이 떨어지고 기분이 우울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돼 삶에 커다란 지장을 주는 질환을 말한다.

우울증은 감정, 생각, 신체 상태, 행동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식사와 수면이 달라지고, 기분이 우울하고 불안하며 부정적인 생각과 자살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행동도 달라진다. 우울증은 상당히 흔한 병이다. 살아가는 동안 여자는 10~25%, 남자는 5~12%가 적어도 한 번은 우울증에 걸린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그런데 우울증과 관련해 단백질이 풍부한 해산물과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올리브유와 그리스 식 요거트 등으로 구성되는 지중해식 식단이 우울증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스페인 나바라대학 미구엘 마르티네스 곤잘레스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이 우울증 위험을 42~51%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중해식 식단은 심장병, 뇌졸중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정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99~2005년 건강한 성인 1만 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증세를 검사하고 △육류 적게 먹기 △술과 유제품 적당히 먹기 △과일, 채소, 견과류, 통곡물 시리얼, 생선, 올리브유 등이 주가 되는 지중해식 식단을 얼마나 실천하는지를 조사했다.

이후 4년 5개월이 지난 뒤 결과를 보니 지중해식 식단을 먹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이 30% 낮았다. 이는 지중해식 식단의 과일, 채소, 생선, 올리브오일 등이 뇌세포의 기능과 성장에 관여하는 신경영양인자(BDNF)와 심장 혈관의 내피 세포층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올리브유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 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 역시 중추신경계 기능을 돕는다. 마르티네스 곤잘레스 교수는 “일부 우울증은 BDNF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중해식 식단은 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좌절에 부딪혔을 때 탄력성을 높여 우울증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중해식 식단은 예방에만 도움이 되므로 증세가 이미 나타나거나 진단을 받은 환자는 식단에서 치료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일반정신의학회보(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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