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 재능은 타고 나는 것…아무나 영재 안돼

 

전 세계 최정상급 수학자들이 서울로 모여들었다.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ICM)’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의 저명한 수학자들이 국내로 입국한 것이다. 수학 분야에 관한 토론 및 강연, 수학적 업적을 평가하고 시상하는 행사 등이 벌어진다.

지난 1897년 스위스 개최를 시작으로 10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ICM 행사 중 가장 이목을 끄는 부분은 필즈상 시상식이다. 올해는 필즈상 역사상 최초로 여성 수상자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마리암 미르자카니 교수가 바로 영광의 수상자다.

쟁쟁한 남성 수학자들을 제치고 여성 수학자가 최고 권위의 수학상을 받은 가운데 국내는 아직 ‘필즈상 불모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학 영재들을 발굴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매년 한국 팀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수학 실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즈상 수상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학 영재들의 수상 실적이 단지 대학 입시를 위한 스펙쌓기에 머문다는 점을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영재들을 조기에 발굴하고도 지속적으로 재능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학 영재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문제다. 공부하고 훈련하는 만큼 수리력도 향상될 수는 있지만 각종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정도의 실력을 갖춘 학생들은 타고난 재능이 더 큰 부위를 차지한다. ‘발달과학(Developmental Science)저널’에 실린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수학적 재능은 음악이나 미술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국내수학올림피아드(KMO)와 IMO 수상 실적이 마치 사교육의 결과물인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활용도가 높은 응용과학 분야는 높이 평가되는 반면, 기초과학은 상대적으로 불필요하다는 인식 역시 문제다. 덧셈, 뺄셈만 잘하면 되지 수학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이다. 하지만 수학적 논리야 말로 그 어떤 분야에서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성과물을 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자녀가 KMO와 IMO 수상을 기대해볼 수 있을 만큼 수학적 재능을 보인다면 이를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아이가 수학을 못한다고 해서 핀잔할 필요도 없다. 수학적 재능은 훈련을 통해 길러지기보다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재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탁월한 재능이 없다고 해서 수학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학교 시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아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풀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수리력, 판단력, 추리력, 공간지각능력 등 수학과 관련된 일련의 능력들은 일상생활에서의 대처능력과 향후 직무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기초적인 지적능력이다. 아무리 대입 준비가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할지라도 입시를 위한 단순 암기식 공부보다는 종합적인 이해와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동적인 사고훈련과 문제해결능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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