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왼손잡이의 날, 왜 이런 게 생겼을까

 

세계 왼손잡이의 날… “ 뭐, 이런 기념일도 있나”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13일은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다. 왼손잡이의 인권을 신장하고 인식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영국 왼손잡이 협회가 지난 1976년 매년 8월13일을 세계 왼손잡이의 날로 제정했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왼손잡이는 세계 어디서나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오른손잡이가 대부분인 가족, 친지, 동료들 속에서 홀대를 받고 일상생활 속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집안 어른들이 밥상머리에서 왼손을 쓰는 아이들을 야단치는 광경은 흔한 일이었다.

이는 서양도 마찬가지였다. 왼손을 쓰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억지로 오른손을 쓰게 하는 일이 많았다. 오른손 쓰기가 강요되면서 콤플렉스를 느끼고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일상생활도 오른손 잡이 위주로 설계되다보니 불편이 많았다.

최근에는 건강 바람이 불면서 양손을 쓰면 두뇌발달에 좋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왼손잡이들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좌뇌와 우뇌를 모두 발달시키면 운동과 학습능력이 향상된다고 해 오히려 왼손을 쓰게 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왼손잡이가 되는 이유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PCSK6’이라는 유전자가 태아 상태일 때 왼손·오른손잡이를 결정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왼손잡이는 단지 유전자 요인만이 아니라 환경과 문화적 영향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영국 노팅햄 대학팀은 약 4000명에 달하는 쌍둥이들의 게놈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왼손, 오른손잡이를 결정짓는 유전적 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왼손잡이가 유전자에 따라 정해진다면 왼손, 오른손잡이 간에 게놈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 그러면서 연구팀은 “유전적 요인이 왼손잡이가 되는 데 강력한 요인은 아니더라도 여러 요인 중의 하나일 가능성은 있다”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왼손잡이도 이제 과거에 비해 살만해진 것도 사실이다. 밥상머리에서 야단치는 어른들의 모습도 이젠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요즘은 개성과 다양성이 주목받는 시대다. 왼손잡이도 주눅들지 않고 가슴을 펴고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남녀, 흑백 차별이 줄어들 듯 왼손, 오른손잡이 논쟁도 이젠 무의미해진 듯 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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