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한국 떠나 러시아 리그로 이적
박은선(28)이 국내 여자축구계를 떠나 러시아에서 뛰게 됐다.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여자 축구 국가대표 박은선(서울시청)이 러시아 리그로 이적한다.
박은선은 러시아 여자축구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FC 로시얀카(Rossiyanka) 입단을 위해 최근 출국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문제를 비롯해 메디컬테스트 등 세부 계약 사항만 남아있어 입단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선은 인터뷰에서 “성별 논란 때문에 도망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큰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어 러시아 행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아시안게임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전 경기를 다 뛰고 싶다”고 했다.
국내 여자축구의 간판스타인 박은선은 지난해 11월 성별 논란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여자축구 WK리그의 다른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의 성별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박은선의 소속팀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이 모여 기량이 출중한 박은선의 성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인권문제로 비화되고 일부 감독이 사퇴를 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 이들 감독들의 행동을 성희롱으로 판단해 여자축구연맹과 축구협회에 이들을 징계하도록 권고안을 낸 바 있다. 인권위는 “6개 구단 감독들은 박은선이 13년간 여자 축구선수로 활동 중인데도 불구하고 성별 논란을 제기했다”면서 “한국여자축구연맹에 박은선의 출전 여부를 정확히 판정해 주지 않으면 2014시즌을 출전 거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는 논란의 여지조차도 없는 여성(박은선)에 대해서 여성이 아니라며 성별 진단을 요구하는 것은 인권침해이자 언어적 성희롱”이라고 했다.
인권위는 “이번 일로 선수 본인(박은선)이 성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반 평균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에도 성별 진단 발언에 대해 성적 굴욕감과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사진=TV조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