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가 휘청…비타민D 부족 아이들엔 더 위험

피부에 민감한 시대라 태양을 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햇볕을 피하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영양소인 비타민D는 부족해진다. 비타민D의 90%는 햇볕을 쫴야만 체내에서 합성되기 때문이다. 달걀노른자나 생선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양은 나머지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비타민D가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성인의 경우 남녀 모두 90% 이상 비타민D가 부족하다. 지난해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결과, 학생 96%가 비타민D 결핍증이라는 발표도 나온 바 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는 고등학생의 25%가 심각한 비타민D 결핍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실내 활동은 늘어나고, 야외에서 햇볕을 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비타민D 결핍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2011년을 기준으로 16000여명에 이르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타민D는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다. 이 때문에 아이와 어른을 가릴 것 없이 적정 권장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영유아 등 소아에게 비타민D는 뼈 성장을 위한 필수 영양소다. 부족할 경우 구루병이 생길 위험을 높인다. 구루병에 걸리면 뼈가 약해져 몸의 하중을 버티지 못한 채 휘거나 변형된다. 영아의 두개골이 물러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쑥 들어갔다 다시 나오면 구루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새가슴과 오목가슴, 척추변형, 안짱다리 등도 구루병 증상이다.

엄마들은 임신부일 때는 물론, 산후 모유수유 중에도 아이의 구루병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임신 중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사는 좋지 않다. 달걀노른자와 생선, 참치, 연어, 우유, 말린 채소, 과일 등 비타민D가 함유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해야 태아에게 영향이 없다.

최근에는 모유수유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늘면서 구루병도 함께 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조사에 따르면 엄마젖을 먹는 아이들 중 절반 정도는 비타민D 결핍 상태였고, 아이 엄마도 90%가 비타민D가 결핍되거나 불충분했다. 햇볕을 쬐지 않는 엄마들의 비타민D 결핍증이 아이에게 대물림된 셈이다.

성인도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연화증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뼈의 석회질이 줄어 무릎에 붓기와 통증이 나타나고, 골격의 변화나 골절을 일으킨다. 어린이 구루병과 비슷한데, 여성에게 주로 생긴다. 골연화증과 더불어 인슐린 작용이 둔화돼 복부 비만이 생기고, 당뇨병, 심장병, 골다공증 등이 동반될 가능성도 커진다.

구루병과 골연화증 모두 비타민D가 함유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매일 15~20분 정도 햇볕을 쬐면 막을 수 있다. 비타민D 영양제나 칼슘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비타민D 섭취량이 너무 많아도 곤란하다. 전문의들은 “영유아가 비타민D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정신발달 장애와 혈관 수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있다”며 “어른들도 신장과 심혈관계가 손상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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