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소금 맛? 수프 반만 넣었더니….

 

주부 김미숙씨는 요즘 라면을 끓일 때 스프를 절반만 넣는다. 라면 2개를 조리한다면 스프는 1개만 뜯어 넣고 물의 양을 잘 조절한다. 처음에는 싱겁고 맛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먹어보니 대만족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라면이 짜지 않고 오히려 맛이 더 좋아 졌다”며 칭찬 일색이다.

최근 라면 스프의 양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나트륨 양이다. 김씨 가족들처럼 스프의 절반만 넣어도 맛은 큰 차이가 없다. 조리할 때 물의 양을 세심하게 살피고 파나 달걀, 각종 채소를 추가하면 영양 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기가 어렵다는 라면. 이 라면의 최대 단점은 역시 기름(팜유)에 튀겼다는 것과 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보완하면 ‘국민 간식’으로 더욱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라면업체에 나트륨 함량을 줄이라고 하자, 업체들은 라면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식약처에 떠밀려 마지못해 나트륨 함량을 줄였는데도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국민건강에는 안중에 없고 매출 감소만 걱정하던 라면업체로서는 머쓱해질 일이 아닐 수 없다.

야쿠르트가 왕두껑(컵라면)의 나트륨을 29.2 % 줄인 1,770mg 제품을 내놓았고, 농심은 김치 큰사발(1,430mg)의 나트륨을 22.3% 줄였다. 오뚜기는 라면볶이(880mg)의 나트륨을 기존보다 36.2%나 적게 만들었다, 식약처는 식품업계의 자발적인 나트륨 줄이기 노력에도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OECD 국가 중 5위(4,583mg)라고 했다. 나트륨을 더욱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주부 김미숙씨의 사례처럼 기존 라면 스프의 양에서 절반을 줄여도 맛에 지장이 없다면 라면업체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스프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다른 식품을 첨가할 수도 있다.

요즘은 우리 국민의 건강 의식 수준이 업체의 그 것을 뛰어 넘고 있다. 나트륨 함량을 줄이면 라면이 안 팔릴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맛도 좋지만 덜 짜게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는 의식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민 의식을 식품업체들만 우물 안의 개구리 식 좁은 틀에 갇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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