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음악 취향은 인도풍…서구 음악 싫어해

음악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다. 조용한 발라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강렬한 락음악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날 기분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달라지기도 한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블루스 음악을 듣고, 기분이 들뜰 때는 신나는 댄스 음악을 듣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은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듣길 좋아한다.

하지만 침팬지의 음악 취향은 확고한 듯하다.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침팬지는 아프리카 드럼이나 인도 민속음악처럼 두 가지 이상의 리듬을 동시에 사용하는 폴리리듬이 들어간 음악을 선호한다.

과학자들은 선행연구를 통해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들은 대체로 느린 박자의 음악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번 연구팀은 여러 영장류 중 침팬지가 선호하는 박자 패턴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들은 사람들이 즐겨듣는 대중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미국 에모리대학교 프란스 드 발 박사는 “팝, 블루스, 클래식과 같은 서양 음악들은 전부 완전히 다른 음악인 것 같지만 사실상 같은 음향의 패턴을 가진다”고 말했다.

프란스 교수팀은 16마리의 성인 침팬지를 대상으로 매일 아침 40분씩 12일 연속 휴대용 스테레오를 이용해 아프리카, 인도, 일본 음악들을 들려주었다.

울타리를 친 또 다른 공간에는 음악이 나오지 않는 스테레오를 두었다. 침팬지들이 음악소리가 아닌 스테레오라는 물체에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모든 음악의 음량은 동일했고, 음악 순서는 무작위로 틀어주었다. 그리고 연구팀이 침팬지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침팬지들은 아프리카와 인도 음악이 나올 때 다른 행동을 중단하고 음악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서양 음악과 비슷한 리듬을 가진 일본 음악이 들릴 때는 음악이 들리는 장소에서 떨어져 나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프란스 박사는 “침팬지는 강한 비트와 예측 가능한 리듬 패턴을 가진 음악을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침팬지들의 권력은 물체를 세게 두드리는 행동과 소리를 통해 표현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모건 밍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음악의 선호도를 이용해 진화 역사를 연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들의 견본을 채취해 공통적인 진화의 뿌리를 찾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실험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실렸고, 미국 과학뉴스 유레칼러트가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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