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1년 더 살 수 있다면 “5000만원 OK”

암에 걸렸다면 1년 더 살기 위해 얼마나 쓸 수 있을까. 건강한 일반인의 절반가량은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1년 더 늘리는 치료에 5천만원을 쓸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인 한국릴리가 지난 3~4월 리서치 전문사인 GFK와 함께 국내 암환자와 일반인을 상대로 암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인 응답자의 45%는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1년 연장시키는 치료에 5천만원을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했고, 8%는 2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8명은 생명을 연장하는 고액의 치료비가 건강보험을 통해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2012년 일라이릴리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 6개국에서 진행한 암 인식도 조사와 비교하면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경우 일반인의 40%, 미국은 일반인의 24%가 2억원 이상 비용을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답해 우리나라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들 국가에서는 건강보험을 통한 고액 치료비 부담의 필요성에 72%가 동의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 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삶의 질을 반영한 수명 1년을 늘리기 위한 가치 비용으로 평균 3050만원을 지불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질환 상태에 따른 최대 지불의사금액은 경증 2051만원, 중등증 3072만원, 중증 4028만원, 말기질환 3235만원, 즉시사망 2974만원이었다.

릴리 조사에서는 이밖에도 일반인보다 암 환자들이 암에 대해 더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은 40%, 암 환자들은 51%가 암 진단이 사망선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암 진단을 받게 될 경우 일반인들은 암이나 치료로 인한 통증, 병이 가족과 친구에게 미칠 영향을 가장 우려했으나, 암 환자들은 일을 계속하기 불가능한 상황을 꼽았다.

또 대다수의 응답자는 새로운 항암 치료제 신약을 이용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며,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해야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반인 4명 중 3명은 임상시험에 참여할 기회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릴리 폴 헨리 휴버스 사장은 “여전히 항암제 접근성 문제나 임상시험 참여 기회 등에 있어서는 암 환자들이 아쉬움과 우려를 가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의료진, 제약업계 등 각 전문가들의 시급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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