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를 아예 무시하라” 승부차기의 심리학

 

2014 브라질월드컵이 16강 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 승부차기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개최국 브라질이 돌풍의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승리했고, 코스타리카도 그리스를 승부차기로 눌렀다.

이런 승부차기와 관련해 페널티킥이나 승부차기를 하는 선수가 골을 성공시켜야겠다는 압박감을 어느 정도 받는지에 따라 골 성공률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 엑스터대학 연구팀은 걱정이나 스트레스의 정도가 눈동자 움직임을 변하게 한다는 사실에 근거해 이 대학 축구팀 선수 14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 승부차기를 시키고 눈동자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선수들은 어디를 얼마정도 응시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눈동자 움직임을 녹화할 수 있는 특수 제작한 안경을 쓴 채 공을 찼다. 연구팀은 처음 승부차기 할 때는 최선을 다 하라는 지시만 했다.

두 번째 찰 때는 “이번 승부차기 결과를 기록해 다른 선수들과 공유할 것이며 가장 잘 한 선수에게는 상금을 줄 것”이라는 등 승부차기 성공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공지를 했다.

그 결과, 승부차기 성공에 대해 압박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선수들은 공을 차기 전 더 일찍부터, 그리고 더 긴 시간 동안 골대 중앙에 서있는 골키퍼를 응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눈동자 움직임은 선수들로 하여금 골대 중간으로 공을 차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대 중간으로 공을 차면 골키퍼가 잡기 쉬운 상태가 되므로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공을 찰 때보다 더 나쁜 결과를 낼 확률이 높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는 승부차기를 잘 수행하려고 하기보다 위협적인 자극 때문에 오히려 주의력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공이 들어갈 만한 최적의 공간에 대해 신경 쓰기보다는 골키퍼만을 직접적으로 응시하기 때문에 승부차기 에 잘 실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그레그 우드 교수는 “승부차기 선수가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은 골키퍼를 아예 무시하고 한 지점을 선택해 그곳으로 차는 것”이라며 “이런 훈련이 골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스포츠와 운동 심리학 저널(Journal of Sport and Exercise Psychology)’에 게재됐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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