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개 우리 아이 꼭 정신과 가야 하나

 

올해 7세인 정연(가명)이는 매일 이불에 지도를 그린다. 용하다는 한의원에서 석 달이나 한약을 먹였어도 소변을 지리는 횟수만 조금 줄었을 뿐 증상은 여전했다. 비뇨기과를 가야할지, 소아청소년과를 가야할지도 헷갈려 정연이 부모는 고민이다.

5세 이상 어린이가 비뇨기계에 뚜렷한 이상이 없는데도 밤에 오줌을 지리는 질환이 야뇨증이다. 전체 환아의 15% 정도는 자연 치유되지만, 그렇지 않고 증상이 지속되면 자신감과 자존감, 대인관계 등 사회적 적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야뇨증을 정신적, 정서적, 성격 장애의 문제로 여겨 정신과나 소아정신과를 찾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야뇨증은 소변 양과 방광기능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된 문제이다. 방광의 용적이 연령대와 비교해 현저히 작거나, 수면 중 방광의 용적이 낮보다 작아져서 생기기도 한다. 수면 중 만들어지는 소변의 양이 많아져도 생기고, 두 가지 원인이 복합돼 생기는 경우도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무조건 소아청소년과에서 치료할 문제도 아니다”고 설명한다.

야뇨증은 신장과 방광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배뇨일지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배뇨일지란 정해진 시간(24-72시간) 동안 배뇨한 시간과 배뇨 시 소변의 양을 기록한 것이다. 이를 분석해 야뇨증의 원인을 찾고 치료방침을 세운다. 야뇨증 치료에는 크게 항콜린제나 항이뇨호르몬제 등을 통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쓰인다.

행동치료를 위해서는 밤에 만들어지는 소변의 양을 줄이기 위해 자기 전에 미리 소변을 보도록 생활패턴을 유도하거나, 밤에 소변을 지리려고 하면 알람이 울리는 야뇨경보기를 사용한다. 전문의들은 “식이요법으로 저녁식사 후에는 마실 거리를 제한해야 한다”며 “카페인이 든 탄산음료는 소변을 만드는 이뇨작용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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