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될 수 있는 ‘관심병사’…해결책은?

 

지난 21일 동부전선 GOP에서 부대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한 임모 병장은 관심병사이다. 정식 명칭은 보호관심사병. 말 그대로 지휘관의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병사를 뜻한다. 신체검사를 통과했어도 입대 후 부상과 질병, 정신적, 환경적 이유 등으로 누구나 관심사병이 될 수 있다.

현역 복무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은 상명하복과 수직적 명령체계로 움직이는 군에서 대개 따돌림과 학대의 대상이 됐다. 이는 자살과 자해, 탈영, 하극상, 총기사고 등 각종 사고의 원인이 됐다. 근본적으로 학교내 왕따 사건과 양상이 비슷하다.

군 당국이 관심병사제를 도입한 것은 인성검사를 통해 현역 복무에 부적합한 병사들을 추려내 병영생활을 돕자는 취지에서다. 평가를 거친 병사들 중 부적합 병사들은 3등급으로 나눠 관리된다. 특별관리대상 A급, 중점관리대상 B급, 기본관리대상 C급이다.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 병장은 A급에서 B급으로 하향 전환된 지 한 달 만에 GOP에 투입됐다.

대부분의 관심병사는 특별하지 않다. 질병이나 부상으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거나, 갑작스러운 연인과의 이별 등 개인사, 부모의 이혼 등 가족사와 맞닥뜨리면 누구든 심리적 불안 상태를 겪게 되고 관심병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휴가 나가서 음주운전, 폭행 등 사건사고에 휘말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병사도 대상이다.

군은 이러한 관심병사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전문 상담관제를 운영 중이다. 정기적인 인성검사로 관심병사를 파악하고, 자살의 우려가 있으면 정신과 군의관의 진단과 상담을 받는다. 이들 중 우울증이 있는 병사는 입원치료를 실시한다. 우울증이 없는 자살 우려자는 비전캠프와 그린캠프 등 재활프로그램에 입소시켜 인성교육과 심리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서도 치유가 안 되면 병역관리심사대로 옮겨져 복무 부적합 심사를 받게 된다. 대부분의 관심병사는 정신병력을 가진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복무 적응도를 높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관심병사에 비해 상담관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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