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도, 손현주도….갑상선암 왜 폭증하나

 

최근 가수 이문세의 갑상선암 재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배우 손현주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방암을 제치고 여성암 1위에 오른 갑상선암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가암등록 자료를 보면 1999~2011년까지 갑상선암 증가율은 연평균 23%가 넘는다. 이 기간 전체 암의 연평균 증가율인 3.6%를 크게 웃돈다. 지난 30년간 진단 환자 수는 30배나 늘었다. 세계적으로도 기록적인 수치이다. 인구 10만명당 발병률 또한 2011년 기준으로 81명을 기록해 세계 평균보다 10배나 많았다. 미국보다 5배, 영국보다 17배 이상 많다.

갑상선암 급증은 검진 기술의 발달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암 발생 자체가 늘었을 수 있지만, 발달된 초음파 기술이 일상적인 환자 진료에 도입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조기 진단 덕분이라는 뜻이다. 최근 진단된 갑상선암의 절반 정도는 크기가 1cm 이하인 작은 암들이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과잉 진단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갑상선암 진단이 대폭 늘었음에도 사망률은 지난 30년간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반면 크기가 작은 암은 물론 2cm 이상 되는 큰 암도 증가하는 등 실제 발병률 증가에 미치는 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과잉 진단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갑상선암 검진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다. 2010년에 갑상선학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에는 초음파 검사에서 혹(결절)의 크기가 1cm 이상이면 조직검사를 받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의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단 검진 과정에서 결절이 발견되면 불안감에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아 의사들도 환자요구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논란이 가중되면서 정부는 갑상선암에 대한 조기 검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국립암센터에 연구용역을 맡겨 건강검진 시 갑상선암 진단 기준을 만들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민간 전문가들의 평가와 검증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갑상선은 목의 기도 앞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기관이다. 이곳에 생긴 혹의 종류는 양성, 악성(암), 낭종 등으로 나뉜다. 악성 종양이 갑상선 혹의 5% 정도를 차지한다. 목소리가 쉬고, 음식 삼키기가 곤란해지며 호흡곤란이 오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치료는 절제술이 원칙이며,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를 이용해 추가 치료를 하기도 한다. 갑상선호르몬 약은 재발 방지를 위해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 암으로 불린다. 갑상선암의 종류 중 유두암이 대부분인데 완치율이 98%에 가까울 만큼 예후가 좋다. 그러나 갑상선암은 림프절뿐 아니라 폐, 뼈, 뇌 등으로 전이가 잘된다. 이 중 15%는 난치성암으로 성격이 바뀌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전문의들은 “45세가 넘으면 꼼꼼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이문세 트위터]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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