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강직성 척추염 치료길 열리나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의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가 규명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산학연 융합연구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학계 최초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한 이번 연구는 선도형 특성화 연구사업으로, 서울성모병원 선도형 면역질환 융합연구사업단의 정연준 교수팀이 한양대 의대 김태환 교수팀, 충남대 의대 심승철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척추에 염증이 생겨 허리가 뻣뻣해지는 강직성 척추염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0%가 HLA-B27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이 유전자와 연관돼 있을 것으로만 파악됐다. 하지만 이 유전자에 양성인 사람 중 2~3%만 강직성 척추염이 발병하고 있어 학계는 HLA-B27형 유전자 이외에 다른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이런 가운데 공동연구진은 2009~2013년까지 강직성 척추염 환자 934명과 정상인 1200명 등 총 2134명을 대상으로 유전체 전 구간에 걸쳐 유전자의 구조적 변이(전장유전자 복제수변이)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HLA-B27형 유전자 이외에 HHAT, PRKRA, HLA-DPB1, EEF1DP3, 16p13.3 등 다섯개의 유전자의 복제수변이가 강직성 척추염의 발병위험과 유의미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염색체에서 이 다섯개 유전자가 차지하는 위치 중 4곳 이상의 복제수가 모두 정상보다 낮을 경우 강직성 척추염 발병위험이 18배나 높아진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 핵산의 특정 부분을 복제해 증폭시키는 PCR법(종합효소연쇄반응)과 여러 유전자의 복제수를 동시에 측정하는 MLPA법을 적용한 강직성 척추염 검사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PCR과 MLPA는 이미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어서 추가로 장비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MLPA의 경우 1회 검사로 다중 분석이 가능해 검사비용도 낮다.

서울성모병원 정연준 교수는 “검사법 개발이 완료되면 강직성 척추염 위험군을 찾아내 초기에 발병 악화요소를 차단하고, 치료비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밝혀낸 유전자의 기능을 향후 면밀히 연구하면 강직성 척추염의 진행을 늦추거나 막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류마티스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관절염 및 류머티즘’ 온라인판 4월호에 실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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