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 사랑니, 눈썹… 이젠 없어도 그만일까

 

장내 미생물 저장소 등으로 기능

매일 사람들은 편도선이나 맹장, 사랑니를 제거한다. 이후 통증이 가라앉으면 별 탈 없이 지낸다. 그런데 쓸모없이 보이는 이런 몸의 기관들은 왜 존재하는 것이며 실제 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런 기관들은 우리 먼 선조들에게는 중요한 것이었다. 진화의 과정을 통해 더 이상 생존에 결정적인 기능은 하지 않지만 아직까지 뭔가 도움을 주고 있다. 건강 정보 사이트 ‘멘스 헬스(Men’s Health)’가 전문가의 분석 등을 토대로 무의미해 보이는 신체 기관 6가지에 대해 보도했다.

겨드랑이 털=우리 몸의 땀샘에는 에크린과 아포크린이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중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에 주로 분포한다. 하버드대학 인간 진화 생물학과의 다니엘 리에베르만 교수는 “아포크린은 성적인 신호로 사용된다”며 “아마 겨드랑이 털이 비밀스런 냄새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잠재적인 배우자가 훅 끼치는 냄새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눈썹=눈썹의 진화론적 용도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어떤 과학자들은 눈썹이 땀과 빗물 등이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 원시시대에 사냥을 하거나 항해 등을 할 때 도움이 됐을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리에베르만 교수는 눈썹이 감정을 전달하고 신원을 알려주는 데 도움이 됐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행동 신경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눈을 지웠을 때보다 눈썹을 지웠을 때 유명인들의 사진을 더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맹장=맹장은 흔적으로 남아 있는 기관으로 이는 원형적인 기능은 대부분 상실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에베르만 교수는 “맹장은 소화관에서 가장 큰 발효 저장소로 사용된 흔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이 풀 같은 조리되지 않거나 저급한 음식을 먹는 것을 중단한 이래 이 저장소는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됐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맹장은 좋은 박테리아에 필수적인 집합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은 소화기관의 기능을 위해 아주 중요한데 맹장과 같은 저장소는 염증이나 소화 문제가 생긴 후에 미생물들이 내장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편도선=편도선은 면역에 중요한 림프계의 일부분인 림프절이다. 구강은 신체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통로로서 목 안에 있는 면역세포는 호흡기 감염을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편도선에 염증이 생기거나 감염이 되면, 모두 제거해도 상관없다. 우리 몸의 림프절은 정말 중요하지만 불필요하게 중복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편도선 없이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사랑니=원숭이처럼 인간은 영구적인 어금니를 갖고 있다. 최근까지 사랑니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리에베르만 교수는 “치아는 사용하기 전에 이미 자라서 표면으로 솟아난다”고 말한다. 턱은 뼈인데 적절히 자라려면 지원이 필요하며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어릴 때부터 부드럽고 조리된 음식을 먹게 되면서 우리의 턱은 최대 용량으로 자라지 못하게 됐다.

포피=남성 음경의 포피가 귀두로부터 분리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오래 시간이 걸리는 것은 특히 유아기 때 감염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포피는 감염이나 세균으로부터 요도 구멍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포피가 없으면 귀두가 옷 등의 물체에 쓸리면서 두꺼운 피부 층이 생겨 둔감하게 될 수 있다. 포피는 남성을 보다 더 성적으로 민감하게 유지시키는데 이는 우리 선조들이 더 많이 번식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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