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추격전 30대 여성, 알고 보니…..

‘호사다마’라는 옛말이 있다.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는 뜻이다. 늘 좋을 수도 없고, 늘 나쁠 수도 없다. 자연의 섭리와 인간사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분도 이와 같다. 들뜰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극단에 치우치면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경찰차 3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30대 여성은 조울증 환자였다. 조울증은 기분의 양극을 바이킹처럼 오가는 질환이다. 조증과 우울증이 기간을 두고 번갈아 나타나거나, 주기적으로 조증 상태만 나타난다. 우리 몸의 기분 조절 장치가 고장난 것이다.

조증이 나타나면 자신만만해진다. 감정기복이 심해지다가 작은 일에 쉽게 화를 내게 된다. 충동조절이 안돼 호기를 부리거나 일탈하기도 한다. 나중에 후회할 일들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생각이 너무 많아져 집중을 못하고 망상에 빠지기도 한다.

우울증이 나타나면 정반대 증상을 보인다. 불안하고 절망감이 들며, 무기력해진다. 잠이 안 오고, 식욕도 없어져 일상에 지장이 생긴다. 옛일이 후회스럽고, 앞으로의 일이 걱정돼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기도 한다. 대인기피와 피해망상으로 번지기도 한다.

조울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신경전달물질과 대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5-HIAA(5-히드록시인돌초산) 등이 관련 있는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뇌의 호르몬이나 생체 시간의 조절에 문제가 있거나 신경 해부학적 이상과 관련 있다는 생물학적 가설도 있다.

조울증은 정신과 상담과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정신치료와 약물복용 등 포괄적인 치료계획을 세워 관리해야 한다. 뇌의 병이기 때문에 뇌에 작용하는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가족의 격려,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다른 가족과의 교류도 증상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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